20대 이상 성인이라면 읽어봐야 하는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지대넓얕
이 책을 읽기 전, 자신의 정치에 대한 견해는 사람들 앞에서 내세우면 좋지 않다는 조언을 100% 받아들이며,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했다. 하지만 사실 그 이유때문에 자제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잘 몰랐기 때문에, 이 이유도 적지 않은 비율일 것이다.
이과 출신으로, 사회를 탐구하기 보다는 과학을 탐구했기에 사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한 무지를 배움으로 해결했어야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견해를 수용해가면서 그것이 마치 내 의견인 것처럼 행동했다.
정치 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내가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지식에 관심이 없었음을 알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지냈다는 사실을 느꼈다. 더불어 내가 단편적으로 가졌던 지식들을 좀더 먼 관점에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20대 이상의 성인이라면 이 책의 의견에 공감하든 그렇지 않든, 일단 한번은 읽어보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두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내가 읽은 책은 1편으로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2편에서는 철학, 과학, 예술, 종교 등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2편도 꼭 읽고 싶다.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을 되새기며, 인상깊은 문장들 정리 시작!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삶만큼 주체적인 삶은 없다.
*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면 우리는 같은 말을 한다 해도 서로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 생산수단은 소유자가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왜곡시킨다.
* 자본주의를 유지해주는 핵심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유행이다. 전쟁과 유행은 자본주의라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라 할 수 있다. 전쟁이 공급과잉의 문제를 단번에 해소하듯, 유행은 필요를 뛰어넘는 막대한 소비를 창출해서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한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옷과 핸드백들이 매년 옷장 구석에 쌓여가거나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전쟁과 유행 없이 자본주의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 내가 사는 세계가 지금까지의 인류 전체가 살아왔던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삶의 모습은 아님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이 독특한 세계에 발 딛고 서 있는 독특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왜곡된 '세계'에 서 있는 왜곡된 '나'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 지적 대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준비다.
* 생산수단을 소유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소유자가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노동자와의 소득격차는 계속 벌어진다. 다음으로 소유자가 노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게 한다. 생산수단의 소유자는 직접적인 노동이 요구되지 않는다.
* 노동자는 경쟁을 통해 다른 노동자를 이길 수는 있지만, 노동자가 열심히 노동할수록 자본가는 그만큼 더 부유해진다.
*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현재의 체제에 대한 입장과 직결된다. 현재 체제가 무엇이든 그 체제를 옹호하면 보수가 되고, 그에 대해 반대하면 진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서 공산주의를 옹호한다면 보수일 것이고, 개혁과 개방을 추구한다면 진보로 분류될 것이다.
* 사회에서 발생한 특정 사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신문을 보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실제 그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 문제를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지 못하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간의 갈등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세금의 인상과 인하의 관점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이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어렵다.
* 민주주의의 본질인 투표는 반장을 뽑듯이 정치인 한 명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며, 직접적으로 내가 살아갈 내일의 모습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다.
* 소크라테스는 신탁의 의미를 깨닫는다. 자신은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것을 '아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한 가지를 더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것을 '무지의 지'라고 한다.
* 결론적으로 말해서, 현대 사회에서 이상적인 개인에 의한 독재와 엘리트 정치는 실현될 수 없다. 이상적인 개인이 없어서인가? 그런 것이 아니다. 아무리 이상적인 개인을 찾아냈다고 해도 이상적인 정치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근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상적인 정치라는 것이 애초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정치에 대해 논하며, 정치란 경제체제를 무엇으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문제임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완벽한 경제체제가 없는 한 완벽한 정치체제도 없다.
* 우리는 암묵적으로 미디어가 객관적인 진실을 말해준다고 의심 없이 신뢰한다.
* 당위명제는 사실명제를 통해 증명될 수 없다. 당위명제는 사실명제와 무관하게 그 문장 자체의 내용만을 토대로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즉 윤리적 판단은 실제의 세계가 어떠한지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이 말을 쉽게 바꿔보면 "네가 개인적으로 하려는 일이 동시에 모든 사람이 해도 괜찮은 일인지 생각하고 행동하라" 정보가 되겠다.
* 밀은 쾌락과 행복의 질적인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개인의 자유나 평등 등의 인간의 최소한의 권리들을 지켜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