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삶을 바꾸는 독서에 대한 고찰, 어떻게 읽을 것인가

포지찡 2016. 9. 18. 18:09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내가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좀더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해왔던 독서라는 행동. '독서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으나 이렇게 구체적으로 방법들을 체득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무던한 독서 생활만이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감사하게도 예전에 오랜 기간 동안 한 인터넷 서점에서 리뷰어 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독서를 하고 독서 후의 생각을 남긴다는 것을 '메모' 정도로 생각하고 임하던 때였다. 하지만 함께 리뷰어 활동을 했던 분들은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두배는 많아보이는 혜안을 가지고 독서 및 리뷰를 남기고 계셨다. 그때도 좀더 적극적으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면서 발전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나의 지혜가 그만큼 되지 않는다는 것만을 부끄러워하며 얕은 독서를 계속했다. 그때 그분들의 리뷰를 읽고 공부하면서 그분들의 추천도서들을 읽었다면 좀더 발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단순히 마음의 양식이기 때문에 하는 독서가 아닌, 내 삶을 바꾸기 위한 독서. 다행스럽게도 그 방법에 대해서 이 책이 많은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좀더 구체적인 독서를 해나가고자 한다.



걱정하지 말고, 일단 행동하는 내가 되기를!!


* 어느 베스트셀러는 '(저자가 얘기한 방법대로)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세상을 바꿀 인물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었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인문 고전을 읽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밥을 하루에 세 끼씩 먹으면 세상을 바꿀 인물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세상을 바꿨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밥을 하루에 세끼씩 먹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과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그 책에는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고도 세상을 바꾸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지 않고도 세상을 바꾸었던 인물(심지어 난독증을 겪은 위대한 인물들도 꽤 있다)에 대한 제대로 된 언급도 없다. 무엇보다 인문 고전이 평범한 사람을 '어떻게' 세상을 바꿀 리더로 탈바꿈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 어떻게 하면 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뇌의 가소성은 시각, 청각, 행동, 사고, 학습, 인식, 기억 등 뇌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받으며, 평생 신경조직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특히 뇌의 변화는 런던의 택시기사 연구에서 보았듯이 특정 경험, 훈련, 연습 등이 '반복'되었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받고 난 후 두 그룹의 아이들의 반응이 달랐던 것이다.
"틀렸어요!"
실패를 경험했을 때, 성장형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경향이 높았다. 하지만 고정형 아이들은 피드백 내용을 별로 수용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테스트가 끝난 후에 문제를 푸는 데 왜 어려움을 겪었는지 질문하자, 고정형 아이들의 절반이 "내가 똑똑하지 못해서"라고 대답한 반번, 성장형 아이들 중에는 그렇게 대답한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내가 열심히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문제가 연습할 때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고정형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한정 짓는다. 성공을 했을 때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실패를 경험하면 자신의 존재에 결함이 있다고 느끼고 결국 자아의 위협을 느끼며 정체성의 위기가 오게 된다. 실패의 순간에는 뇌의 활동이 자기 자신에게 매몰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배우는 데 활용되지 못하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어 새로운 전략을 과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성장형 아이들은 자신을 한계 짓지 않고 실패를 더 큰 자아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이 아이들은 역경을 맞아도 정체성의 위기를 겪지 않으며, 자기가 성장하면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장애물로 생각한다. 그래서 도전을 주저하지 않고, 피드백을 발판으로 새로운 전략을 과감히 구사한다. 이 아이들은 한마디로 '시수(Sisu)'를 가슴에 품고 있다. 시수는 핀란드어로 '배짱과 용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했을 만한 상황에서도 계속 싸우는 능력, 그리고 이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태도'라는 뜻이다. 성장형 아이들은 시수라는 비수를 항상 갖고 다니기에, 결국 원하는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 "만약 어떤 사람이 당신이 똑똑하다거나 천재라고 칭찬해 주면 (실패를 할 경우) 당신은 그렇게 되지 못한 자신을 굴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칭찬을 해 준 사람이 다시 와서는 '아, 지금 보니 그렇게 천재는 아니었구나', '넌 보통이네'라고 말을 한다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죠. 바로 그러한 압박이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사람의 재능을 칭찬할 경우 그 사람은 매 순간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실험 영상에서 보신 것과 같이 그들은 심지어 부정행위를 해서라도 똑똑하게 보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그룹의 아이들도 기억력 테스트 전에 칭찬을 받았지만, 칭찬의 내용이 달랐다.
"00이는 잠깐인데도 노력을 많이 했구나."
"차분하게 하더니 어려운 것도 잘 맞췄네."
흥미롭게도 이런 칭찬을 들은 경우에는 선생님이 자리를 비워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커닝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타고난 것보다 노력에 대해서,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서 칭찬을 받자, 자신들도 스스로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커닝을 해서 높은 점수를 얻어 좋은 결과를 받으려 하기보다 정직하게 문제를 열심히 푸는 과정에 더 큰 의미 부여를 했던 것이다. 또한 노력에 대한 칭찬은 문제가 어렵거나 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

* 나는 전형적인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계획이 실패하자 뇌에서 P3a파가 출렁거리며 자아에 위협을 느꼈고, 자책을 하게 되었으며 실망이 커졌다. 그리고 내 자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자기 정당화'를 할 수 있는 아주 그럴듯한 이론을 마음에 정립했다. 독서를 잘하는 뇌가 따로 있고, 내 한계는 명확하다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2007년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2008년에 대공황 이후 최고의 경제 위기가 오자, 경제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생기게 된 나는 처음으로 책이라는 것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2008년 한 해에만 300권에 가까운 책을 읽었다. 예전의 나는 경제학 원론 강의에서 난무하던 수학에 질려 경제학을 싫어했는데, 그런 내가 주로 경제 관련서를 300권이나 읽었던 것이다.

* '나를 한계 짓지 말자.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다 보면 내가 결코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일 중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구나.'

* 조지 버나드 쇼가 "삶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정체성이라는 불변하는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인식하고 있는 정체성이 바로 본질이다. 인식이 변하면 본질도 바뀐다.

* 내가 예전에 제일 싫어했던 말이 있다. 헨리 포드의 말이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생각하는 대로 될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구조적인 문제, 환경적 문제, 유전적 한계 등을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일이 생각하는 대로 다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한에서는 우리의 생각대로 될 수 있다. '1년에 50권 책 읽기'같은 것들 말이다.

*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다독의 마지노선은 1년에 50권, 일주일에 한 권 정도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다독에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개인적인 경험과 현실적인 시간 안배를 생각해 봤을 때, 아무리 바쁘다 할지라도 일주일에 한 권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도로 꾸준히 읽는다면 숙련된 뇌를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 여성들의 가시권 안에서 책을 멋들어지게 읽는 것 자체가 나에게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되었다. 그렇다. 난 속물이었다 .마쓰오카 세이고가 말한 것처럼, 난 좀 '있어 보이기 위해' 카페를 독서의 장소로 선택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퇴근 후에 집에 오면 책 한 권만을 들고 카페로 향했다. 빵도 같이 파는 카페였기에 저녁도 대부분 그곳에서 해결했다. 대체로 남자는 나 혼자뿐이었고 그만큼 내 각성상태는 하늘을 찔렀다. 나는 경제 전문가인 양 독서를 했고, 거의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책이 어려워서 덮고 싶거나 졸릴 때도 많았고, 마음 한쪽에서 들리는 '이제 그만 하자'라는 세이렌의 목소리에 항복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나를 지켜봐 주는 여인들이 많다는 착각(!)이 있었기에 그 모든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독서가 습관이 되어 있었다. '습관'의 사전적 정의는 '여러 번 되풀이함으로써 저절로 익고 굳어진 행동'을 뜻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말하고 싶다. 습관이란 특정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감정이 드는 상태이다(전문가들은 어떤 행동을 약 66일 정도 반복하면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그런데 내가 그 책들을 명저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소칼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첫째, 내 편견을 자극하고, 둘째, 꽤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무지함을 두려워 말라. 거짓 지식을 두려워하라"라고 말했다. 나는 두려움 없이 거짓 지식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파스칼의 이 명언은 반쪽짜리 진실이다. 내가 예쩐에 읽었던 거짓 지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무지함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무지하면 어떤 것이 거짓 지식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다. 1년에 다섯 권의 독서력에서 나오는 울림은 후에 자신을 부끄럽게 하며 울릴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다독가의 글을 보고 '고해성사'를 자주 보게 된다.
어떻게 하면 거짓 지식을 극복할 수 있을까? 마쓰오카 세이고의 책 제목처럼 '다독술이 답이다', 특히 내가 추천하는 것은 계독이다. 계독이란 어떤 한 분야나 주제를 정해서 그 계보에 따른 책들을 많이 읽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큰 범주에서 경제, 경영, 심리학 관련 책들을 계독했다.

* 초보 독서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강렬한 애착이 이미 있다면, 그 사람은 초보 독서가로 머물지 않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찾아 보고 읽어 보고 마스터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독할 분야의 책을 선택할 때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크게 고민할 것 없이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하고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업이나 전공이 내면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관심을 끄는 분야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지금 가장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분야이다.

* 한편 직업과 전공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면, 뉴스나 미디어를 보다가 자신의 마음을 이끄는 주제를 선택해서 계독을 시작해도 좋다. 내가 그런 케이스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접하고 나서 이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고 시작한 것이 경제 분야에 빠져드는 계기가 되었다.

* 초보자를 위한 다독 목록
독서 : 책은 도끼다, 책만 보는 바보, 읽는 인간
글쓰기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대통령의 글쓰기
자기계발 : 스위치
창의성 : 스틱!,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경영일반 : 경영학 콘서트
경영전략 :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리더십 : 존중하라, 위대한 기업의 선택
세일즈 : 파는 것이 인간이다
마케팅 : 티핑 포인트, 컨테이저스 - 전략적 입소문
해옵ㄱ : 행복의 기원,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의사결정 : 자신 있게 결정하라
육아 : 아기성장보고서, 베이비 위스퍼
공부&교육 :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인지심리학 : 보이지 않는 고릴라
뇌과학 : 1.4킬로그램의 우주/뇌
투자 : 행운에 속지 마라, 돈 좀 굴려봅시다,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재테크 : 월급쟁이 부자들, 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경제일반 :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경제학설사 :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행동경제학 : 스마트한 선택들
거시경제 : 문명의 대가
환율 : 원화의 미래
부동산 : 부동산은 끝났다

(사진)

*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더 생산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노트 정리를 한다. 하지만 서울대 최우등 학생들의 노트 필기 방식은 특별했다 .최우등생 중 87%는 교수의 '말' 그대로를 받아 적었다 .이후 노트를 더 구조화하고 체계화하지만, 핵심은 교수가 언급한 내용 이외의 것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할 때 최고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 만약 새롭게 들어오는 모든 원숭이가 이처럼 수용적 사고에 매몰된 원숭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나쁜 관습은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이런 나쁜 관습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식에 의심을 품어야 한다. 우리에 오래 있었던 원숭이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틀릴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비판적 사고가 출중한 원숭이가 관습이 옳지 않을 수 있다고 과감히 도전할 때, 원숭이 세계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 발달 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교육의 주요 목표는 다른 세대가 했던 것을 그대로 반복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했다.

* 남독은 특정 주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남독은 우리에게 세 가지 변화를 준다. 남독을 하게 되면 당신은 까칠해지고(비판적 사고), 엉뚱해지며(창의적 인간), 겸손해질(세계의 확장) 것이다. 먼저 남독을 통해 내가 어떻게 까칠해졌는지 알려 주겠다.

* 나는 어느 누구라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인물의 주장이라 해도 의심해 봐야 하며,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지닌 인물이라 할지랄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이런 비판적 사고를 결국 '남독'을 통해 얻게 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저자를 접하면 다양한 생각을 만나게 마련이다. 그 다양한 생각들은 때로는 서로 연합하지만 때로는 격하게 충돌한다. 그리고 그 강력한 충돌 속에서 살아남은 독자는 비판적 사고라는 좋은 무기를 소유하게 된다.

* 부모의 따뜻한 품에서 다정다감한 목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았던 아이들의 뇌는 분명히 책을 본다는 것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연결시켜 놓았을 것이다. 아이 스스로는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책 속에 사랑이라는 책갈피가 꽂혀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느끼며 책을 펼쳐 나갈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사랑을 읽고, 그 사랑으로 책을 읽는다.

* 테일러 선생의 교수법
1단계 : 먼저 해럴드에게 '그리스인의 생각과 힘'을 계속 반복해서 읽어 보라고 했다.
2단계 : 책을 읽으면서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려 주지 않고, 추가로 책 다섯 권 정도를 찾아 보라고 했다. 해럴드가 스스로 탐색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해럴드는 어설프게나마 책을 검색하고 리뷰를 읽고 신문기사를 조사하고 직접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책 다섯 권의 목록을 정했다. 마라톤 전쟁과 테르모필레 전쟁을 다룬 역사책, 페리클레스 전기, '오디세이'의 현대판 번역물,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비교한 책이었다. 테일러는 해럴드가 '열심히' 했다면서 칭찬했다(왜 '열심'을 칭찬했는지는 '독아'편을 읽은 독자라면 알 것이다.)
3단계 : 이번에는 해럴드에게 다섯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으라고 했다. 해럴드는 이것을 또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에 힘이 좀 빠졌지만, 반복해서 읽으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새로운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4단계 : 해럴드에게 고대 그리스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쌓이자, 테일러는 반복해서 읽으면서 자기의 고등학교 생활과 그리스인의 삶에 대한 생각을 적는 일기를 써 보라고 했다. 일기니까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걱정은 하지 말고 자유롭게 쓰라고 조언했다.
5단계 : 해럴드는 일기를 쓰며 자신의 삶을 고대 그리스의 삶과 연결하기 시작했으며, 자기가 읽은 책에서 문장을 멋들어지게 인용하기도 했다.
6단계 :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몇 개월이 지나자, 해럴드에게 마지막 과제로 12쪽 분량의 소논문을 작성해 보라고 했다.

해럴드는 이미 고대 그리스에 대해 많은 내용을 알고 있었고, 생각도 많이 했으므로, 자신의 삶과 학교생활과 접목한 내용을 수월하게 쓸 수 있었다. 결국 소논문을 성공적으로 작성하게 된다.
도대체 테일러는 왜 헤럴드에게 이런 교육을 한 것일까? 테일러 선생의 목적은 해럴드를 '독학자'로 만드는 것이었다.

* 효과적인 6단계 만독법
1단계 : 만독할 책을 선정하기
1. 초등학생이라면 어휘력이 풍부한 국내 소설을 읽자
~유시민 작가는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를 열 번 정도 읽어 보기를 권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는 '코스모스'를 스물세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2. 오래 살아남은 책을 선정하라

3. 고전 만독에는 문학을 추천한다

4.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책은 오랜 역사의 흐름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은 책을 선정하자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도서는 오래된 책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대한 혜안이 담긴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역사적 흐름을 방대한 통계와 놀라운 통찰력으로 바라본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나 문명의 흥망성회를 생태지리학적으로 바라본 '총.균.쇠' 같은 책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2단계 : 반복해서 읽기

3단계 : 파생독서하기

4단계 : 챕터별 요약하기

5단계 : 챕터별로 생각 적어 보기

6단계 : 장문 쓰기

지금까지 제시한 만독법은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일반 성인들은 이렇게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제대로 하다가는 몇 년이 걸릴지 몰라,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다독' 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성인들은 먼저 다독을 하기를 권한다. 특히 자신의 직업이나 관심 있는 분야를 택해 계독하기를 권한다. 만약 어느 정도 다독을 했다면 라이트 버전의 만독법을 실천해 보자.

* 성인들을 위한 '빠른' 만독법

3. 책을 선정했으면 챕터별로 정리를 하되, 그냥 요약하지 말고 관련 주제를 담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자료(논문, 보고서, 기사 등)를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라.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고 결과물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내가 처음 쓴 글을 지금 보면 낯뜨겁다. 하지만 글은 쓰면 늘게 되어 있다. 글의 완성도에 너무 민감해 하지 말자. 다만 글은 무조건 완성시키도록 한다.

* 객관적 관찰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슬퍼하지 말자. 우리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대상을 우리 마음속에서 무수히 변화시킬 수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 컴퓨터는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우리는 항상 대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의 한계를 극복했다. 그리고 한 인간이,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가 셀 수 없는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책'을 통해서였다.

* 스트라빈스키는 "진정한 창조자는 가장 평범하고 비루한 것들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낸다"라고 했고,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라고 했다.게평범하고 세속적인 것에서 장엄함이라는 주목할 만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바로 새로운 관점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귀에르와 와이펜바흐는 GPS 탄생은 자신들의 재능보다 응용물리연구소라는 '지식의 서식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그들 스스로도 새로운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았지만, 뛰어난 동료들의 다양한 관점이 충돌하고 통합되었기 때문에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새로운 관점은 또 다른 새로운 관점을 많이 접할 때 소유할 수 있게 된다.

* '관독'이라는 말은 내가 만들어 낸 단어로, 독서법으로서의 관독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관점을 취하는 독서이다.
저자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그것이 타당했을 때에는 설사 그 관점이 내 관점을 무너뜨리는 것이더라도 과감히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내 안에서 발전시켜 보는 것이다.
~ 단언하건대, 나는 독서하기 이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책 속에 담긴 새로운 관점들이 나를 과거의 나보다 더 발전시켰음을 확신하므로.

* 관독의 두 번째 방법은 특정 관점을 갖고 책을 읽는 것이다.

* 종합해 보면 자의든 타의든 우리의 정신을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할 때, 즉 특정한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게 될 때,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더 잘 보이게 된다.

* 하지만 특정 관점으로 대상을 보는 것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관점을 갖게 되면, '터널링'이라는 증상에 빠지게 쉬우며 지금 보는 것, 내가 취하고자 하는 것 이외의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된다.
~ 하지만 목적이 뚜렷하고 그 목적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관독은 터널링을 통한 손실보다 이득이 크다. 예를 들어 나는 집필을 위해 책을 읽을 때에는 철저하게 관독을 한다.

* '독서'라는 특별한 관점을 가지지 않고 보면, 목록에 있는 내용들은 독서와 전혀 상관이 없는 콘텐츠이다. 하지만 내가 특별한 관점으로 바라보자 콘텐츠의 성격이 달라져 버린 것이다.

* '생각의 탄생'에서는 "명백히 달라 보이는 두 개의 사물이 중요한 특질과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학문과 예술작품, 불후의 과학이론, 공학적 발명을 이루어내는 일의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관독이 바로 그 일들을 도와 줄 것이다.

* 다음은 관독 중 첫 번째, 내가 책을 읽으며 새로운 관점을 취한 관독 목록이다.(187페이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생각의 탄생
총균쇠,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스위치, 넛지, 아웃라이어
자신 있게 결정하라
생각에 관한 생각,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신호와 소음
섹스, 폭탄, 햄버거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
돈 좀 굴려봅시다
리스크
안티프래질
행복의 조건
이번엔 다르다
와이저
암흑의 대륙
스틱
파는 것이 인간이다
기브앤테이크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퀸텀스토리

* 관독으로 아이디어를 뽑아내기
5. 원숭이 실험처럼 실제 겪어 보지도 않았으면서 내가 카페에 적용하는 나쁜처관습들은 없는가?
8. 내가 다른 카페를 얼마나 가 보았나? 꼭 카페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매장이라고 할지라도 장사를 잘하는 곳이라면 그곳에서 배울 게 있지 않을까?
9. 보는 것은 눈이 아니라 뇌라고 한다. 그러면 맛보는 것도 혀가 아니라 뇌가 아닐까? 카페에서 느끼는 커피 맛은 개인의 특성, 브랜드 인지도, 카페 분위기, 직원의 친절도, 마시는 순간의 감정 등의 총합일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바꿔 보자.

* 아이들의 탐구심은 엄마라는 안정성이 확보될 때 더욱 만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실험을 한 볼비는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안정적인 기지를 마련해 주고, 아이가 그 기지를 거점 삼아 마음껏 세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라고 말했다.

* 독서를 많이 하면 좋은 책을 보는 안목이 생기지만, 좋지 않은 책도 많이 만나게 된다. 다독가는 검증된 책뿐만 아니라 남들이 보지 않은 책들을 먼저 읽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안 좋은 책을 읽으면 속이 상하고 힘이 빠진다. 그래서인지 어느새 나도 모르게 명저들을 재독하기 시작했다. '안심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나도 이제는 3대 1 법칙을 적용한다. 세 권의 신작을 읽으면 한 권의 명저를 재독하는 것이다.

*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에는 행복의 조건 일곱 가지가 나온다. 네 가지는 건강과 관련된 것이고 두 가지는 교육과 대인관계인데, 나머지 한 가지가 다른 여섯 가지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것은 '곹ㅇ에 어떻게 대응했는가?'이다.
조지 베잉ㄹ런트 연구팀은 70년간의 긴 연구를 통해 고통의 경중보다 고통에 대한 대응이 행복과 불행을 갈라 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밝혀냈다. 심리학 용어를 빌리자면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행복을 빼앗기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추억만큼 성숙한 방어기제를 굳건히 세우는 데 제격인 것은 없다.
재독은 추억에 빠지게 한다. 추억은 행복을 선사한다. 결국 재독은 행복을 읽는 것과 같다.


* 이런 방식은 참 귀찮은 방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필사를 하게 되면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책에 밑줄 그은 내용을 읽는 것보다 발췌독이 극대화된다.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다면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다시 볼 수도 있어서 매우 효율적이다.

둘째, 글쓰기의 기초를 제공한다. 옮겨 적는 글들이 좋은 문장일 가능성이 크므로, 문장구조와 표현 등을 필사를 통해 체화할 수 있다.


* 나는 책을 쓰면서 많은 명문장을 알아 놓는 것이 글쓰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절감하게 되었고, 이후 명언을 열심히 옮겨 적었다. 그러다가 내 세 번째 책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가 나왔다. 이 책의 원 제목은 '명언, 삶에 답하다'였다. 그렇다. 필사가로 변한 독서가는 작가, 글쟁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 책 내용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다. 단 한 문장이어도 좋다. 그 한 문장 한 문장이 쌓여서 후에 훌륭한 글로 승화될 것이다.


*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1. 다독

2. '어떻게'보다 '무엇'이 먼저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만 고민하다가는 글을 절대 잘 쓸 수 없다.

3. 자료 모으기

나는 아이디어와 자료만 제대로 모이면 글쓰기의 80%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4. 짧게 쓰기

퓰리처는 "무엇이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읻"라고 말했다. 여기서 '짧게'는 글이라기보다 문장을 말한다.

5. 스토리 활용

6. 지식의 저주

우리는 무언가를 알면 그것을 알기 전의 감을 잃게 된다. 바로 지식의 저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글을 읽는 대상에 대한 제대로 된 인지가 없다면, 글은 저주에 빠질 수 있다. 읽는 이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면 그 글의 효용은 떨어진다. 독자를 제대로 인지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7.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때

알랭 드 보통은 "가능하면 글은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영감이 오길 기다린다면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8. 글의 전개가 막힐 때

나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두 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는 글쓰기 시작 전에 글쓰기 주제와 관련된 명언을 따로 모아 두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명언을 한 번 쭉 읽고 쓴다. 그러다 막히면 그 명언 목록을 다시 읽는다. 그러면 막혔던 물꼬가 터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막힌 부분과 가장 밀접한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뉴스 제목과 리드 부분을 쭉 훑어본다. 그러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뉴스가 나올 때가 많다. 그 뉴스에 나온 내용으로 글을 시작한다.

9. 퇴고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걸레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 초고는 더하다. 그래서 초고는 걸레로 나올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글을 맘 편히 쓴다. 그리고 퇴고에 온 힘을 다한다.


* "다윈이 정확히 언제 그 아이디어를 떠올렸는지를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그 아이디어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파도처럼 연달아 의식 속으로 서서히 들어온 것이다. 맬서스의 책을 읽기 전 몇 달 동안 다윈은 자연선택이라는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떠올렸지만 완전하게 다듬을 수는 없었다. 이것이 흔히 '느린 예감'들이 성숙하는 방식이다. 슬며시, 천천히, 그렇게 서서히 눈에 보이게 된다.

다윈의 비망록은 1,751쪽에 달한다. 거기에는 다윈이 다른 자료에서 발췌한 글들, 즉흥적으로 떠오른 새 아이디어, 의문을 가졌던 내용들, 도표 등이 들어가 있다. 그는 자신이 기록한 내용을 끊임없이 되풀이하여 읽으며 새로운 암시를 찾아냈다.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그의 예감은 배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맬서스의 이론을 접하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배양되었던 예감이 비상한 것이다. '유레카'는 '느린 예감'이 최종적으로 드러낸 겉모습에 불과하다. 그러나 더 확실한 사실은 '느린 예감'은 필독, 즉 기록을 해 두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 헤밍웨이는 "글쓰기가 힘들 때면 나는 나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내 책을 읽는다. 그러면 글쓰기는 언제나 어려웠고 가끔은 거의 불가능했음을 기억하게 된다"라고 했다. 나도 글쓰기가 어려울 때는 지금까지 썼던 내 책과 글들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힘을 낸다. 하지만 비망록까지 다시 읽는 것은 마음의 위안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느린 예감을 성숙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켜 준다. 그리고 그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신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


*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밀어낸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의식으로 밀어낸 원치 않는 생각들이 쌓이고 서로 결합하면서 심리적 에너지를 점점 높여 가다가, 급기야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형태로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우울증, 불안증, 신경증에 걸린다. 결국 프로이트는 이러한 무의식적 에너지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억압된 생각을 제거해야 심리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그는 우리가 폭력적인 생각을 억누르기 때문에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억압된 부정적 감정은 분출해야 한다. 소리를 지르고 샌드백을 때리며 물건을 던지는 행위를 할 때 분노는 정화될 수 있다. 이런 프로이트 식 감정 정화법을 '카타르시스(catharsis)'라고 한다.


* 위대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울기 때문에 속상해지고, 두들기기 때문에 화가 나고, 떨기 때문에 무서워진다."

우리 뇌는 상황을 다각적으로 판단하는데, 그 판단의 근거 중 하나가 생리현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눈물을 흘리고 울음을 터뜨리면 슬픔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흘러내리는 눈물과 터져 나오는 울음을 인지해 우리를 더 슬픔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 이것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기술할 때 진짜 정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정서 명명하기(affect labeling)'라고 한다. 매튜 리버먼 교수는 여러 연구를 실행한 끝에 감정 정화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서 명명하기'이며, 특히 부정적인 정서일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 분노와 슬픔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통제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내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이때 소리를 지르거나 통곡을 한다면 오히려 부정적 감정이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폭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격한 부정적 감정이 엄습해 올 때, 가장 좋은 것은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차분히 자리에 앉아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적어 보자 .그 감정이 자신에게 주는 부정적 영향이 무엇인지 자료를 찾아 같이 서술해 보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소설 속 인물들을 자신의 글 속으로 소환하여 자신의 감정과 함께 춤을 추게 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글을 쓰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행위이다.


* 낭독은 글을 제대로 검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눈으로 읽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결점들이 소리를 내어 읽었을 때 여지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휘는 적절한지, 문맥은 매끄러운지, 논리는 잘 맞는지, 낭독을 통해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 기분이 썩 좋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따라쟁이'이다. 우리의 뇌는 항상 타인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집중한다. 그리고 타인의 행동은 내 행동을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이다. 그런데 타인의 행동이 나에게 주는 영향은 주민들의 고백처럼 의식의 차원을 넘어선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타인을 따라간다.


* 나는 앞에서 성인에게는 독서의 기본이 다독이라고 말했고, 다독을 위해 내 경험을 예로 들면서 환경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의 환경은 내 주변을 책의 숲으로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독서가의 바다로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독서모임은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심지어 특별히 독서모임을 하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에서 다독가와 친구를 맺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도 나태해져 있을 때 주변 다독가들의 왕성한 독서력에 영향을 받아 다시 마음을 다잡을 때가 많았다.


* 그런데 소속감 조작 실험은 고작 한 시간짜리였다. 한 시간의 조작을 통해 소속감을 고취시켰을 뿐인데도 그 효력은 3년이 지나도록 힘을 발휘했다.

여러분이 꾸준히 독서모임을 하고 있고 그 모임에서 충분한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면, 학습능력이 꾸준히 상승했을 가능성이 크다. 독서모임은 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노화센터의 책임자인 진 코헨은 독서모임에 참가하면서 몇 달, 몇 년 동안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책을 읽는 것은 영화감상이나 강연회 참가, 소풍 등과 같이 일회성 활동을 동일한 횟수만큼 하는 것보다 건강에 훨씬 더 좋다고 말한다. 


* '남독' 편에서 창의성은 낯선 것들의 연결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낯선 것이란 책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낯선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아주 탁월한 방법이다. 


* 독서모임은 소속감을 주며, 소속감은 우리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줄 뿐만 아니라 건강을 도모해 준다. 그리고 독서모임을 통해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토론할 수 있다. 하나의 책을 해석하는 데에도 다양한 관점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서로의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충돌되고 연결될 때,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조우할 수 있다.


* 우리의 뇌는 컴퓨터와 다르다. 동시에 두 가지를 할 수 있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들은, 하나의 정신회로를 끄고 빠르게 다른 하나의 정신회로를 켜는 것에 불과하다. 당연히 하나의 과제에 집중하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연구 결과 8~16개월 이하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등으로 아동용 영상을 보여 주면 어휘력 발달에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 텔레비전을 지나치게 보는 것의 해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조지 거브너의 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을 하루에 네 시간 이상 시청하는 중시청자와 두 시간 이하의 경시청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텔레비전을 오래 시청하는 중시청자는 1)인종적인 편견을 갖는 태도를 더 많이 표현하고, 2)의사, 변호사, 운동선수 등과 같은 사람의 수를 실제보다 더 많은 것으로 과대 추정하며, 3)여자가 남자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고 또 흥미를 갖는 것이 적다고 생각하며, 4)사회의 범죄 발생 빈도가 더 많다고 보는 과장된 견해를 가지고 있고, 5)세상을 더욱 사악한 곳으로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다시 말해 스크린에 빠져 살면 현실을 '쇼'처럼 보는 것이다.


* 인터넷은 이처럼 관련 없는 문제의 해결과 주의력 분산이라는 두 개의 무기로 우리를 산만하게 만들고, 결국 텍스트 독해를 방해한다.


* 인터넷 사용자들은 웹 상의 글을 전형적인 책 읽는 방식, 즉 체계적으로 한 줄 한 줄 읽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웹상의 글을 F자로 읽었다. 다시 말해 세 번째 줄까지는 끝까지 보지만, 그 다음부터는 그냥 시선을 아래로 쭉 내린다.


* 닐슨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웹상의 글을 어떤 방식으로 읽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읽지 않는다."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한때 나는 언어의 바다를 헤엄치는 스쿠버 다이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트 스키를 탄 사내처럼 겉만 훑고 있다"라는 자조 섞인 말을 했다.

뇌는 가소성이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책 읽는 뇌가 되고, 인터넷을 많이 하면 인터넷을 하는 뇌가 된다. 책 읽는 뇌가 언어의 바다 곳곳을 깊숙이 헤엄치며 신비를 경험한다면, 인터넷을 하는 뇌는 바다의 겉만 훑으며 시원한 바람만 즐기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상의 글은 쓸데없는 선택으로 신경을 분산시키고 주의를 산만하게 함으로써 글에 집중을 못하게 한다. 결국 긴 글을 자제력을 갖고 읽기 힘들어지고, 자연스럽게 F자 시선을 그리며 글을 읽게 된다. 이런 글 읽기에 익숙해지면 당연히 우리 뇌는 그것에 적응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변할 것이다. 그러나 책은 아무리 얇아도 100쪽이 넘으니 난독에 빠지고, 결국 책 읽기가 어려워진다.


* 마시멜로를 먹어 버린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유혹에 저항하느라 발버둥을 쳤다 .반면에 마시멜로를 먹지 않았던 아이들은 엄청난 의지력으로 욕망을 참은 것이 아니라, 마치 눈앞에 마심레로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실제로 인터뷰를 해 보니, 자제력이 뛰어났던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구름이나 솜사탕처럼 생각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유혹에 저항한 아이들은 무너진 반면, 유혹을 어떻게든 피해 간 아이들이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후 미셸 박사가 아이들에게 유혹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자,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15분 동안 버틴 아이들이 많이 늘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 우리의 인지능력은 제한적이다. 유혹에 저항하려고 자제력을 쓰다 보면 한정된 인지자원을 소모하게 되고, 정신력이 점점 고갈되다가 결국 굴복하게 된다. 반대로 유혹을 피하면 인지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이 실험에서 실험실에만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없었다면, 눈앞에 마시멜로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던 아이들은 그냥 실험실 밖으로 나갔다가 15분 후에 들어왔을 것이다. 유혹에 무너졌던 아이들 상당수도 밖으로 나갔다고 오는 것으로 유혹을 피했을지도 모른다.


* 종합해 보면, 자신의 생활환경을 면밀히 살펴서 스크린의 유혹에 저항하지 말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면, 난독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피터 골비처는 한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정확히 언제 어디서 리포트를 쓸 작정인지 미리 적어 두게 했다. 예를 들어 "나는 크리스마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책상에 앉아 우유 한 잔을 마시며 리포트를 작성할 것이다"라는 식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한 것이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것은 행동 계기를 자극하여 그 그룹에서 무려 75%의 학생들이 리포트를 제출했다. 

골비처는 계속되는 연구를 통해 행동 계기가 사람들이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어려운 목표일수록 행동 계기는 큰 힘을 발휘했다.

아침에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다이어리나 메모장에 '오늘 언제, 어디서, 어떤 책을, 얼마만큼 읽을 것인지' 적어 보자. 그것이 행동 계기가 되어 난독에서 여러분을 구원해줄 것이다. 


* 책이 읽기 힘들 때, 그리고 책이 읽기 싫을 때에는 '그냥' 책을 읽으면 된다. 이 방법은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는 불일치하는 두 가지 인지가 발생할 때 생겨나는 긴장상태를 말한다.


* 행동경제학에서는 '보유 효과'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단 어떻게든 무언가를 선택하게 되면, 선택하기 전보다 그 물건, 또는 행동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된다. 내가 그것을 선택했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내 선택은 나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자, 이것을 독서에 적용해 보자. 여러분의 뇌는 자꾸 책을 읽기 싫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자신이 책을 읽고 있다고 해 보자. 그 순간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 책이 지겨운 자신과 그럼에도 책을 보고 있는 자신이 뇌에서 충돌하여, 뇌는 이 불일치를 어떻게든 해결하려 들 것이다. 그런데 책읽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더 훌륭한 자아상을 반영해 준다. 결국 뇌는 '원래 나는 책을 좋아해! 책 보는 것도 꽤 괜찮은데!'라는 식의 자기정당화를 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런 생각은 책의 지겨움이 점차 사라지고 재밌어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 인풋 식 공부는 벼락치기처럼 그냥 정보를 머릿속에 넣는 것이다. 읽기와 듣기가 여기에 속한다. 아웃풋 식 공부는 의도적으로 머릿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다. 말하기와 쓰기가 아웃풋 식 공부이다. 아웃풋 식 공부는 책에 있는 내용으로 시험문제를 만들어 쪽지시험을 보는 것, 책을 덮고 암송을 하는 것, 책 내용을 요약하거나 글을 써 보는 것, 관련 내용으로 토론을 하거나 발표를 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 시험 결과는 벼락치기 그룹이 더 좋았다. 시험만을 위해서라면 벼락치기 공부가 매우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이틀 후 확인해 보았더니, 벼락치기 그룹은 첫 시험에서 기억한 정보의 50%를 망각한 반면 아웃풋 식 공부를 한 그룹은 13%만이 기억한 정보를 잊었다.


* 머리를 더 고생시킬수록 기억을 더 잘한 것이다.


*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는 빈 수술실처럼 여유와 알맞은 휴식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우리가 하는 일은 지속 가능할 수 있고 효율성이 높아지며 무엇보다 창의적일 수 있다.


* CREB 활성제를 기억하는가? 뉴런 연결을 도와 장기기억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CREB 활성제는 뇌를 쓰면 소진되며, 그러면 장기기억의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를 재생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쉬는 것이다. CREB 활성제는 머리를 식히고 편안히 쉬거나 잠을 잘 때 다시 증식한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독서를 위해 '읽는 행위에서 떠남'을 뜻하는 엄독이 필요하다. 열심히 책을 읽었다면, 이제 책을 덮자. 그리고 나서 무엇을 할까? 여러분의 두뇌를 위해 나는 일단 '걷기'를 추천한다.


* 걷기 운동을 한 노인들은 계획 수립 등의 인지 과제 수행능력이 크게 향상된 반면 다른 그룹은 개선 효과가 없었다. 뇌를 촬영해 보니 놀랍게도 걷기 운동을 한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전두엽 부분에 더 많은 회백질이 보존되었다. 뇌의 건강과 젊음을 걷기 운동이 지켜 준 것이다. 


* 자연을 벗 삼아 걸었던 그룹에서 테스트의 성과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반면 도심을 걸었던 그룹은 테스트 결과에 큰 변함이 없었다.

도심 번화가를 한번 떠올려 보자. 우리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끄는 것들이 너무 많다. 매력적인 이성, 화려한 간판, 수많은 차들의 경적 소리,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 등 우리의 인지 자원을 충전해 주기는커녕 소모하게 만든다. 반면 자연은 큰 자극 없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 결국 훌륭한 독서법이란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넣었다면, 충분한 수면을 통해 책 속에 담긴 여러 자료들을 기존의 지식과 통합하게 하고, 새로운 기억을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보기도 한다. '꿈'을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