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 스타트업이 산업의 지형을 바꾼 리더 브랜드가 되기까지, 넷플릭스-스타트업의 전설

포지찡 2016. 7. 26. 23:46


마치 꿈같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한 스타트업이 그들이 소속된 산업의 지형을 바꾸기까지, 넷플릭스가 걸어온 길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사업가의 마음가짐을 배울 수도 있고, 누군가는 단순히 승리까지의 여정을 즐겼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신이 애정하는 브랜드가 커온 과정을 지켜보았을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을, 혁신을 이룬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지 살펴보는 것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판단,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사업적 판단, 어떤 회사에 들어갈 지에 대한 판단, 혹은 어떤 회사를 나올 지에 대한 판단. 혁신의 여정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지 보면서 그 부분을 닮아가고 싶었던 것 같다.

특히 랜돌프가 나가는 모습이 많이 마음에 남는다.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키워나간 사업의 경영권을 넘기면서 어떻게 '자신이 쏟아부운 노력'이 아니라 '회사의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역량'을 헤아리고 그에 따라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자신에게는 넷플릭스를 상상하고 세상에 내놓는 능력이 있었다. 그 다음에 할 일, 즉 사업을 냉정하고 철저하게 최적화하고 거침없이 성장시키는 일은 자신의 장기가 아니었다. ~헤이스팅스는 그 두 가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사업의 단계 별로 필요한 인재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까지 읽으며 이런 상황에는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사업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제품을 중요시하는지 고객을 중요시하는지는 결국 그 기업이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 지와 연결되는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내공이 많이 부족한 지, 나는 여전히 회사에 애정이 있음에도 떠나갔던 사람들에게로 마음이 많이 쓰이는 것이다.



* 그들은 사람들의 영화 DVD 대여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우아한 소프트웨어와 단순명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애플처럼 유행을 선도했고, 구글에 견줄 만한 혁신을 가져왔으며, 스타벅스와 맞먹는 브랜드 파워를 창조했다. 넷플릭스는 과학 공모전이라는 완벽하고 강력한 문제해결 방식이 어떻게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또한 새로운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 랜돌프는 마케팅이나 DM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지만 체리레인은 그에게 통신판매 업무를 맡겼다. 사실 일이라고 해봤자 광고 우편물 뒤에 붙은 상품 주문서를 처리하는 일이 전부였다. '체리레인의 멋진 악보집'을 구매하고 싶은 고객들이 주문서를 작성해 체리레인으로 보내면, 랜돌프는 주문서를 받아 어떤 광고지가 가장 많은 주문을 받고 신규 고객을 끌어왔는지 기록한 다음 고객들에게 상품을 배송했다.
랜돌프는 이 일에 매력을 느꼈고, 주문량을 늘려볼 욕심에 용지의 배치, 색상, 크기 등을 이리저리 바꿔보았다.

* "한 번잡은 고객은 영원히 놓치지 않는다."가 랜돌프의 신조였다.
헤이스팅스에게 수학이 아름답고 우아한 것이었다면 랜돌프에게는 DM이 그런 것이었다. 언젠가 랜돌프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중개인 같은 것은 없다고 헤이스팅스에게 말한 적도 있다. 바로 내가 관계를 결정하며, 오직 나만이 완벽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 쿡이 회사에 합류하기로 결심한 건 랜돌프가 한 가지 예리한 통찰을 보였기 때문이다. "짐, 이 모든 '만약의 사태'를 극복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운 것이라면 결국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높은 진입장벽을 세우게 되는 것 아닐까요?"

* 다들 이름 있는 회사에서 한자리씩 차지했던 사람들이었고, 넷플릭스에서 턱 없이 낮은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즐겁게 받아들였다. 다들 자신의 이상과 지적 만족도를 높여줄 회사, 오직 소비자만 생각하는 회사를 꿈꾸고 있고 있었기 때문이다.

* 첫날부터 그렇게 큰 성공을 이끌어낼 줄은 몰랐지만 사람들은 곧바로 그것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호랑이 꼬리를 잡은 셈이군.' 키시는 생각했다.
로는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자기는 지금껏 넷플릭스를 세상에 내놓는 일만 고민했고, 그래서 이제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아기를 갖는 것과 비슷해요." 로의 아내가 말했다. "자,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어요.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진짜 아기처럼 넷플릭스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들에게 몇 날 며칠 잠 못 이루는 밤을 선사했고,~

* 포맷 전쟁이 벌어지면 넷플릭스는 살아남지 못하리라 확신했던 브리지스는 DivX를 제거하기 위해 직접 '어둠의 작전'을 펼치기로 작정했다. 그는 뉴스그룹에서 원하는 주제나 결과로 토론을 유도하기 위해 가짜 아이디를 사용했는데, 개수가 많아서 아예 목록까지 마련해둘 정도였다. 스파이처럼 가짜 아이디들을 이용해 DIvX를 비판하거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정교하게 논쟁을 일으켰고 진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브리지스의 의도대로 소비자들의 정서는 곧 DivX의 폐쇄성에 반감을 표시하는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 랜돌프는 웹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분석한 결과 골치 아픈 문제를 하나 발견했다. 대부분의 고객이 무료 쿠폰이 다 떨어지면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수입원은 DVD 판매였다. 아마존이나 월마트같은 대형 기업이 뛰어들겠다고 결심하면 순식간에 끝장날 비즈니스였다. 그는 키시와 함께 고객 유치 전략을 하나씩 시험했다. 할인제, 묶음 대여, 기간 연장, 1일 99센트 정책까지 전부 시험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라면 다 마찬가지겠지만, 그 빌어먹을 돌파구가 나타날 때까지 넷플릭스를 살려놓느라 정말 죽을 뻔했지."

* 넷플릭스의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랜돌프에게 힘든 일이었다. 창립 멤버들은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의 진짜 주인을 밀어내고 있다고 툴툴댔지만 랜돌프는 애써 의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였다. 자신에게는 넷플릭스를 상상하고 세상에 내놓는 능력이 있었다. 그 다음에 할 일, 즉 사업을 냉정하고 철저하게 최적화하고 거침없이 성장시키는 일은 자신의 장기가 아니었다. 그때 넷플릭스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회사의 미래가 걸린 몇 가지 중대한 결정도 내려야 하는 시기였다. 헤이스팅스는 그 두 가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 넷플릭스가 1주년을 맞이할 때쯤, 마케팅팀은 고객이 최근에 빌려간 작품에 대한 영화평을 소개하거나 이용 목록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새로운 맞춤형 이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터넷산업에서는 콘텐츠가 풍부할수록 고객이 웹사이트를 다시 찾아올 확률도 높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랜돌프는 NBC에서 방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의 인기 많은 영화평론가이자 역사학자인 레너드 몰틴을 영입해 넷플릭스에서 그의 칼럼을 독점적으로 게재했다. 또한 뮤직랜드, 베스트바이와 공동 프로모션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 랜돌프와 처음부터 일했던 사람들은 한쪽으로 밀려나는 그를 보며 착잡한 감정에 빠졌다. 랜돌프는 지난 2년간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그저 꿈꿔왔던 회사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자신의 열정과 창조성을 모조리 바쳐왔다. 그는 회사가 성공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 회사를 세운 이들은 노련한 '어른들'에게 자신의 아기를 맡기고 물러서야 한다. 실리콘밸리는 그렇게 굴러갔다. 소비자 테스트와 회의 때마다 거리낌 없이 제기되는 헤이스팅스의 반론을 상대해야 했던 랜돌프는 이제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 헤이스팅스와 킬고어는 이 라이벌 세력들과 한판 붙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기보다 넷플릭스를 인지도가 높은 경쟁사와 대비시켜 회사의 존재감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 공개상장을 마친 후 안티오고와 진은 블록버스터의 미래가 걸린 다음과 같은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서클K에서 썼던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 고객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들을 되찾아 오려면 무엇을 제시해야 하는가?

* 다들 표현은 달랐지만 속뜻은 비슷했다.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나아가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 랜돌프가 넷플릭스에서 보낸 마지막 1년은 망설임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떠날 것인가, 말 것인가? 나중에 주신의 일부를 처분하더라도 경영진을 흔들 수 없도록 그는 공개상장이 이뤄지기 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랜돌프는 넷플릭스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으려 애쓰며 상품 개발에 뛰어들었고, 로의 키오스크사업과 영상 스트리밍 프로그램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지 7년이 흘렀고 랜돌프는 이제 쉬고 싶었다. 넷플릭스는 자신처럼 세상을 바꾸겠다는 몽상가 집단에서 헤이스팅스가 데려온 유능한 공학자들과 주눅이 들 만큼 최신 기법을 활용하는 이성적인 마케팅 담당자들의 집단으로 변했다. 더 이상 그가 머무를 자리는 없었다.

* 익일 배송이 가능하다면 어디든 넷플릭스가 빠르게 침투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스테드가 필름 캐디의 성과를 보여달라고 재촉했던 상황이었기에 블룸은 이제 판단을 내려야 했다. 넷플릭스와 한번 제대로 붙어볼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블룸은 과연 넷플릭스의 수준 높은 웹사이트와 고객 서비스를 대적할 수 있을지, 정면으로 맞붙었을 때 과연 승산이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비용은 둘째치고 회사의 핵심 역량과도 너무 동떨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 넷플릭스가 느리고 유기적으로 성장했다면 에반젤리스트는 빠르고 과감하게 시장에 뛰어들 작정이었다.

* 온라인 상점은 고객들이 상품을 직접 만질 수 없다는 단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게 할 만큼 고객들의 상상력을 깊숙이 건드려야 한다. 그래서 그들의 욕망에 뜨거운 불을 지펴야 한다.

* 연체료를 없애면 결국 매장 이용객과 매출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초기의 매출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4억 달러를 매장사업에 쏟아부어야 하고, 블록버스터 온라인을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자금까지 따로 마련해야 했다. 또한 미국 내 1,100여 개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가맹점에 테스트 결과도 자세히 알려야 했다. 셰퍼드가 결과를 공개하자 똑같은 방안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과 보상이 없으면 동참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셰퍼드는 조용히 물었다. "가만히 있다가 빈털터리가 될 건가요? 아니면 변화를 시도할 건가요?"

* 그는 넷플릭스가 이 급박한 상황을 벗어날 때까지 최소한 2년 더 CFO로 남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마존이 실제로 시장에 들어온다면 그것보다 흥미진진한 도전은 없을 겁니다. 장대한 싸움이 될 것이며 실리콘밸리의 전설로 남을 것입니다."
이런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지금 칼싸움이 벌어졌는데 동료를 버릴 순 없습니다."

* 헤이스팅스와 킬고어, 새런더스가 마음에 들었고 넷플릭스의 발전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자신이 들어가면 이 회사를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결정하는 브랜드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헤이스팅스와 킬고어가 다시 영입을 제안했을 때 중요한 것은 직함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 다른 훌륭한 브랜드처럼 넷플릭스도 하나의 철학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특명이 켄 로스에게 떨어졌다. 로스는 소비자들의 감성까지 휘어잡을 때 비로소 참신한 서비스, 시네매치, 뜨거운 입소문에서 시작한 이 회사가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리라 믿었다. 랜돌프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넷플릭스의 마케팅은 소비자와 합리적인 관계를 맺는 데 치중해왔다.

* 어떤 회사에 대해 본능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문제는 알고리즘이나 통계 자료로 구체적인 수치를 나타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영진 중에 아마 로스만 그 사실을 이해했겠지만 장기적으로 고객이 어떤 기업에 지갑을 여는지는 결국 그 기업에 대한 감정에 달렸을지 모른다. 그래서 로스는 숫자와 논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넷플릭스만의 목소리를 추구했다.

* 넷플릭스가 진짜 사랑하는 영화(그저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라)를 발견하도록 도와줄 때마다 고객들은 숨은 보석을 찾아 작품을 계속 검색했고 매달 지갑을 열었으며 입소문을 내고 다녔다. 시네매치는 방대한 카탈로그 안에서 고객을 매력적인 미지의 세계로 인도했고 큰 만족감을 선사했다.

* 고객이 숨은 명작을 발견하는 즐거움에 빠지는 것이 처음에는 별것 아닌 듯 보였지만 블록버스터와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을 때는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 한창 목소리를 높이던 안티오코는 불현듯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이었던 그 보너스 때문에 아이컨과 이렇게 싸우는 것이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블록버스터를 바이어컴의 천덕꾸러기에서 대여산업을 호령하는 거인으로 탈바꿈시켜온 지난 10년은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온라인시장에서도 배짱과 타고난 직감으로 경쟁사를 제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가져왔다. 기술 혁명, 경영난, 신용 위기, 가맹점 이탈까지 다른 기업이라면 이미 포기했을 수많은 역경들을 극복했고 이제 정상의 자리로 복귀하기 직전이었다.

*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안티오코가 아이컨에게 말했다.
아이컨은 받아들였고 곧장 퇴직금과 각종 수당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티오코는 애초의 조건에서 형편없이 줄어든 800만 달러의 퇴직금과 공식 은퇴일인 2007년 12월 31일까지 행사할 수 없는 500만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아들였다. 화가 날 만큼 줄어든 액수였지만 한편으로는 2년 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이 사라진 듯 홀가분한 마음도 들었다.

* 거기서 가족들과 한 달 동안 머무르며 친척들과 옛 친구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그는 마침내 블록버스터를 떠났고 아쉬울 것도 별로 없었다. 회사가 바른 길로 올라섰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났고 안티오코는 해방감을 느꼈다.

* "그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날 저녁 뒷베란다에 앉아 텍사스의 노을을 바라보다 그는 울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4년이라는 시간이 지금 막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 온라인 대여시장에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존재마저 의심했던 이정표를 자신들이 세웠다는 것에 성취감과 긍지를 느꼈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는 조바심도 늘 따라다녔다. 가능성은 낮아 보였지만 또 다른 목표가 남아 있다. 2012년까지 2,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3년 안에 가입자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거의 10년 전부터 언급했던 목표였지만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얼마나 멀리, 그리고 얼마나 빨리 날아갈 것인가? 다들 1분 1초로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지만 다음 장면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 "내가 CEO로서 마음을 다잡고 DVD 판매를 접으려 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수만 명의 고객들을 버리는 것이다. 리드는 그 숫자가 수천만 명일지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면 추진할 수 있는 배짱과 의지를 보여줬다." 랜돌프는 2011년 9월 자신의 블로그 키블에 이렇게 썼다.

* 사람들에게 넷플릭스는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회사가 아니었다. 보고 싶은 영화를 찾을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었고, 무엇이 자신을 진짜 즐겁게 만드는지 아는, 다시 말해 자신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였고, 다음번에는 더 큰 감동을 선사하리라 믿을 수 있는 존재였다. 그 모든 것들이 그저 수많은 알고리즘의 집합체였다고 깨달았을 때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그 순간 랜돌프에게 벅찬 감정이 밀려왔다.
"맙소사, 우리가 정말 해낸 거야."

* 넷플릭스가 그동안 고객과 기업, 인간과 기술을 완벽하게 이어주는 인터페이스를 창조하고자 고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헤이스팅스의 결정도 내 일처럼 받아들였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넷플릭스의 경쟁력이자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 대중은 그들만의 기준과 욕구와 습성을 갖고 있다. 조정할 수는 있으나 감히 정면으로 거슬러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대중은 자신의 뜻대로 바꾸거나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무형의 덩어리가 아니다.

* 하지만 자유시장경제는 그렇게 굴러간다. 훌륭한 제품, 건전한 재무구조, 체계적인 경영 능력을 갖춘 회사가 고객을 차지하고 뒤쳐진 경쟁사들을 물리친다.

* 주류 소비자층을 끌어오려고 안간힘을 썼던 초창기에 '고객이 왕'이라는 원칙은 엄청난 지지를 끌어냈다. 퀵스터 사태 이후 새롭게 등장한 '제품이 왕'이라는 원칙, 즉 완벽한 스트리밍 기술을 구현하고 콘텐츠를 더욱 늘린다는 원칙은 엔지니어로서 헤이스팅스가 가진 장점을 끌어올렸고 소비자의 정서에 둔감하다는 고질적인 약점을 가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