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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위대한 기업들조차 왜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혁신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을 파헤치고 있다.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깊었다. 단순히 혁신 전략을 성공시킨 기업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말았던 일들을 그러한 혁신이 생기게 된 배경, 실제 전략 등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헤아려볼 수 있는 근간이 되어주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파괴적 기술의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기업들은 자원을 얻기 위해서 고객과 투자자에게 의존한다.
2. 소규모 시장은 대기업들의 성장 욕구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3. 존재하지 않은 시장은 분석이 불가능하다.
4. 기술 공급이 시장의 수요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을 몰랐기 때문에, 위대한 기업들조차 실패를 경험한 것이라는 명쾌한 견해. 그러한 견해를 곱씹으면서 어떻게 하면 파괴적 기술을 통해 성공할 수 있을 지 계속 헤아려야 할 것이다.
*모든 존속적 기술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특징은 주요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류 고객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맞추어 기존 제품의 성능이 향상된다는 점이다. 특정 산업 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기술적 진보는 존속적 성격을 띤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무리 급진적이면서 복잡한 존속적 기술조차도 선도기업들을 실패로 몰아간 일은 좀처럼 없었다.
그러나 때로 파괴적 기술이 생겨날 때가 있는데, 이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혁신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선도기업의 실패를 촉진한 건 이와 같은 파괴적 기술이었다.
파괴적 기술은 과거에 통용됐던 것과 아주 다른 가치명제(value proposition)를 시장에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기술은 주류시장에서 기존 제품들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 기술은 몇몇 주변 고객들이나 신규고객들이 가치를 두는 다른 특징들을 갖고 있다. 파괴적 기술에 기초한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더 싸고, 더 단순하고, 더 작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실패 틀의 마지막 요소는 기존기업들이 파괴적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것인데, 이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첫째, 파괴적 제품은 더 단순하고 저렴하다. 따라서 이런 기술은 일반적으로 큰 이윤을 주지 못한다.
둘째, 파괴적 기술은 일반적으로 신생시장이나 소규모 시장에서 먼저 상용화됐다. 그리고 셋째, 선도기업에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려주는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파괴적 기술에 바탕을 둔 제품을 원하지 않거니와 사실상 처음에는 그런 기술을 사용할 수조차 없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기술은 시장에서 수익성이 가장 낮은 고객들이 제일 먼저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고 고객들의 목소리만 경청하고, 더 높은 수익성과 판매신장을 약속하는 신제품을 선별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로서는 먼저 파괴적 기술에 투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팔에 깃털 날개를 붙인 다음에 높은 곳에 올라서 전력을 다해 뛰어내리면서 열심히 날갯짓을 하면 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선조들은 모두 실패했다. 비행을 꿈꿨던 그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지만 사실 그들은 매우 강력한 자연의 힘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이와 같은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중력의 법칙, 베르누이의 원칙, 상승력과 인력, 저항력에 대한 개념 등과 같이 세상을 움직이는 적절한 자연 법칙과 원칙들을 이해한 후라야 비로소 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연법칙과 원칙들이 가진 힘에 맞서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거나 이해한 비행 시스템을 고안했을 때 인간은 비로소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높이와 거리로 날아갈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반대로 경영자가 파괴적 기술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것이 가진 힘을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 파괴적 기술 변화에 접했을 때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다음에는 이 책에서 소개된 원칙들과 경영자들이 이 원칙을 이용하거나 수용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간단히 요약했다.
원칙1. 기업은 자원을 얻기 위해 고객과 투자자에 의존한다.
~몇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우량기업들이 파괴적 기술을 갖고 성공적으로 적절한 입자를 구축한 경우는 기업 경영자들이 파괴적 기술을 중심으로 새롭고 독립적인 사업에 전념하는 별도의 조직을 세웠을 때뿐이다.
원칙2. 소규모 시장은 대기업의 성장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다.
~성공 기업들은 주가를 관리하고, 직원들이 각자 맡은 책임의 범주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내부적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4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다음해에 20퍼센트의 매출 신장을 거두기 위해서 800만 달러만 더 벌면 되지만, 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같은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8억 달러의 매출을 더 올려야 한다. 어떤 신규 시장도 그처럼 크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둘수록 신생시장을 유용한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논리적 근거는 더욱 빈약해진다.
원칙3. 존재하지 않는 시장은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파괴적 혁신에서는 정보가 불충분한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기업이 아주 유리하다. 이것이 혁신기업이 처한 딜레마다.
시장 진입 전에 투자 과정에서 시장의 규모와 재무성과에 대한 계량화를 요구하는 기업은 파괴적 기술에 직면할 경우, 무기력해지거나 중대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업은 아무 자료도 없는 시장에서조차 자료를 요구하고, 수익이나 비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재정 예측에 기초해서 판단을 내린다. 이처럼 기업이 존속적 기술을 관리하기 위해서 개발된 기획 및 마케팅 기술을 파괴적 기술에서 사용하여 한다는 건 우리 선조들이 팔에 날개를 달고 날아보려는 헛된 노력을 했던 것과 같다.
원칙4. 조직의 능력이 조직의 무능력을 규정한다.
~즉, 미니컴퓨터 설계 관리에 효과적인 프로세스는 데스크톱 컴퓨터 설계를 관리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게 만든 가치를 낮은 이윤을 내는 제품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게 만드는 데 적요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A라는 맥락에서 조직의 능력을 구성하는 프로세스와 가치가 B라는 맥락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원칙5. 기술 공급은 시장의 요구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2가지 이상 경쟁 제품의 성능이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개선됐을 때 고객은 더 이상 좋은 성능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이제 제품 선택의 기준은 기능성으로부터 신뢰성과 편리성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가격에 따라 많이 움직이게 된다.
*이처럼 신기술이 등장해 낡은 기술의 성능을 능가하는 방식은 일련의 기술S곡선들이 서로 교차하는 것과 유사하다. 기술이 특정 S곡선을 따라 움직인다는 건 일반적으로 그것이 기존의 기술적 접근법 내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혁신은 기술적으로 단순했으며, 종종 예전보다 더 간단한 제품 아키텍처 속에서 기성 부품을 통합시키는 정도였다. 이런 혁신은 기존시장 고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기존시장에서 각광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이런 혁신은 보통 주류시장과 동떨어져 있으며 주류시장에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고 신생시장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색다른 특성들을 제품한다.
*이 기업들은 그때까지 14인치 모델이 너무 크고 비쌌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소형 데스크사이드 미니컴퓨터에 디스크 드라이브를 제공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8인치 드라이브의 비용이 14인치 드라이브보다 높았지만 이런 새로운 고객기업들은 중요한 다른 특성인 규모가 작은 제품에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반면 메인프레임 사용자에게는 이러한 소형 제품은 거의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8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은 존속적인 혁신을 공격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제품 용량을 매년 40퍼센트 이상씩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들의 본거지인 가정용 미니컴퓨터 시장에서 요구하던 용량 증가율의 2배였다. 결과적으로 1980년대 중반에 이르자 8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은 로엔드 시장인 메인프레임 컴퓨터에 필요한 용량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때 단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8인치 드라이브가 가진 다른 장점들도 드러났다. 14인치와는 달리 8인치 드라이브는 기계진동 퍼센티지가 일정하기 때문에 디스크 헤드의 절대 위치에 변화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4년 동안 8인치 드라이브는 그보다 큰 14인치 드라이브 시장을 침범하기 시작해서 로엔드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장에서 14인치 드라이브를 대체하기에 이른다.
8인치 제품이 메인프레임 시장에 침투하면서 기존 14인치 제조업체들의 몰락이 시작됐다. 14인치 제조업체 중 3분의 2는 8인치 모델을 전혀 생산하지 않았다. 나머지 3분의 1은 8인치 드라이브를 생산했지만, 진입기업에 비해 약 2년 정도 늦었다. 궁극적으로 14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 모두 디스크 드라이브 업계에서 퇴출당했다.
*선도적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더 일찍 8인치 드라이브를 출시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분명 이 업체들은 8인치 드라이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이 실패한 이유는 8인치 드라이브가 처음 판매될 수 있었던 신생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서 실행하는 데 꾸물댔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에 정통한 마케팅과 엔지니어링 부문 경영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기존 14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발목이 잡혀 있었다. 메인프레임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8인치 드라이브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보다 그들은 비용이 저렴하고, 용량이 큰 드라이브를 원했다. 하지만 14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은 기존 고객들의 목소리에만 경청하고 대응했던 것이다. 그들의 고객들은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나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14인치 플랫폼이 성장 궤도를 따라 움직이도록 은근슬쩍 유도하고 있었다. 따라서 14인치 플랫폼은 궁극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플랫폼이었다.
*고객들이 별로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시게이트의 프로그램 관리자는 3.5인치 드라이브의 매출 전망치를 낮췄으며, 결국 시케이트의 경영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철회했다. 5.25인치 제품 시장이 더욱 크고, 새로운 3.5인치 제품 개발보다 새로운 5.25인치 제품 개발에 엔지니어링 차원의 노력을 쏟을 경우 회사에 더 많은 매출이 생성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돌이켜보면, 시게이트의 경영자들은 시장을 매우 정확하게 읽은 것처럼 보인다. IBM XT와 AT와 같은 기존의 응용 프로그램이나 자신들의 제품 아키텍처를 감안했을 때 고객들은 3.5인치 제품의 견고함, 줄어든 크기와 무게, 낮은 전력소모 등에서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1989년 디스크 사업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된 프레어리텍이라는 회사는 2.5인치 드라이브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고, 3천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이 시장을 사실상 석권했다. 그러나 1990년 초에 코너 페리퍼럴스가 2.5인치 제품을 발표하면서 그해 말까지 2.5인치 드라이브 시장의 95퍼센트를 차지하기에 이른다. 결국 프레어리텍은 1991년 후반에 파산을 선언했는데, 이때는 퀀텀, 시게이트, 맥스터, 웨스턴 디지털과 같은 다른 3.5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도 각자 2.5인치 드라이브를 출시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했을까? 기존의 선도기업들이 마침내 역사의 교훈을 배운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글미 1-7]에 따르면 2.5인치 드라이브는 3.5인치 드라이브에 비해 용량이 상당히 적지만, 소형 드라이브가 판매됐던 휴대용 컴퓨터 시장에서는 용량 외의 다른 특성들을 더 중요하게 간주했다. 이 시장에서는 무게, 견고함, 닞은 전력 소비, 물리적으로 작은 크기 등을 중시했다. 이런 차원들에서 2.5인치 드라이브는 3.5인치 드라이브보다 향상된 성능을 제공해다. 이것이 바로 존속적 기술이었다.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의 역사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첫 번째 유형은 파괴적 혁신이 기술면에서 훨씬 더 간단했다는 것이다. 기술혁신은 일반적으로 독특한 아키텍처 내에 기존 기술을 포장해 넣었고, 과거 기술적, 경제적으로 자기 자료의 저장 및 회수가 불가능했던 응용 프로그램에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두 번째 유형은 산업 내에서 추구된 기술 개발 목적이 늘 기존 성능 향상 궤도를 존속시켰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궤적도의 우측 상당에 있는 고성능, 고이윤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 기술 개발의 목적이었다. 이런 기술 중 다수는 급진적으로 새롭고 어려웠지만, 파괴적이지는 않았다. 디스크 드라이브 분야의 선도기업들이 상대하는 고객들은 기업들이 이런 기술을 성취할 수 있게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존속적 기술이 실패를 촉진시키지는 않았다.
세 번째 유형은 가장 단순한 혁신에서 가장 과격한 혁신에 이르기까지 존속적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데 기존기업이 기술적으로 능숙했지만 매번 파괴적 기술을 개발하고 채택하면서 업계를 선도했던 기업은 기존기업이 아니라 업계에 새로 들어온 진입기업들이었다는 점이다.
*초창기 혁신에 대한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학자들과 컨설턴트들, 경영자들은 선도기업들이 종종 기술 변화에 직면했을 때 흔들리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설명들은 기술 변화에 대한 경영적, 조직적, 문화적 측면에 맞추어져 있거나 아니면 급진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상대하는 기존기업들의 능력에만 집중되어 있다.~그러나 2장의 주요 목적은 가치 네트워크(value network)라는 개념을 토대로 우량기업들이 실패하는 세 번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우량기업들의 실패 원인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아주 차원이 다른 기술적 역량을 요구하는 급진적 변화라고 불리는 혁신과 기존에 자리 잡은 기술 역량에 기초한 점진적 혁신이라고 불리는 혁신을 구분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구분은 어떤 기술이 업계에 침투했을 때 누가 승리할지는 기술 변화의 규모가 결정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관점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바로 기존기업들은 오랫동안 잘해왔던 것을 개선하는 데 뛰어난 경향을 보이는 반면, 진입기업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개발해서 실행해왔던 기술을 전혀 다른 산업에 들여오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클라크는 자동차 제품의 경우, 기술 역량을 계층적, 경험적으로 쌓아올린다고 생각했다. 기업이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문제를 회피할지를 두고 과거에 내렸던 결정들이 앞으로 어떤 종류의 기술과 지식을 축적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은 제품이나 프로세스 성과 문제와 관련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그동안 축적해놓은 것과 아주 다른 차원의 지식을 필요로 할 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기업의 기술 변화가 과거에 개발해놓았던 역량의 가치를 파괴할 때 실패하고, 반대로 새로운 기술이 역량의 가치를 확대할 때 성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객들이 혁신을 원할 경우 선도 기업들은 어떻게든 그것을 개발하고 채택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그러모았다. 반대로 고객들이 혁신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을 경우 이들은 기술적으로 단순한 혁신조차도 상용화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이 고객의 요구를 찾아내서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자원을 확보하고, 경쟁기업에 대응하거나, 수익 창출을 위해서 노력하는 맥락을 의미하는 가치 네트워크 개념이 이 견해의 핵심이다. 가치 네트워크 안에서 각 기업이 경쟁 전략과 과거에 시장에서 내렸던 선택들은 새로운 기술이 주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결정한다. 이러한 인식은 다시 서로 다른 기업들마다 존속적 혁신 및 파괴적 혁신을 추구함으로써 얻으려고 기대하는 보상을 결정해준다. 기존기업들에서 이러한 보상에 대한 기대는 다시 파괴적 혁신과 동떨어진 존속적 혁신으로 자원을 배분하게 유도한다. 이러한 자원 배분의 패턴은 기존 기업들이 존속적 혁신에서는 선도적 위치를 계속해서 유지하되, 파괴적 혁신에서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림 2-2]에서 가운데 나열되어 있는 구성요소 상자들 우측에 있는 사례들은 각각의 가치 네트워크가 동일 제품에서조차 제품이 가진 특성들의 중요도 순위를 매우 다르게 정해놓는다는 걸 보여준다. 맨 위에 나온 가치 네트워크에서 디스크 드라이브의 성능은 용량과 속도, 신뢰성을 기준으로 측정되는 반면, 중앙에 있는 휴대용 컴퓨터의 가치 네트워크에서는 견고함과 낮은 전력소비와 적은 크기를 중요한 성능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품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를 기초로 만들어진 이러한 2가지 가치 네트워크들이 동일한 산업 내에서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정 네트워크 안에서 경험을 쌓을수록 기업들은 자신의 가치 네트워크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요구에 맞춰서 역량과 조직 구조와 문화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가치 네트워크별로 제조 규모와 대량생산의 추구 정도, 제품 개발 주기 시간, 그리고 고객을 찾아내는 조직 내 여론 등은 서로 상당히 다를 수 있다.
*p.81 그래프
*각각의 가치 네트워크에 전형적인 비용구조는 기업들이 수익성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 종류의 혁신에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기업의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나 총이윤율이 더 높은 네트워크 내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혁신들은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기술의 역사에서 진입기업이 존속적인 혁신을 통해서 산업을 선도하거나 생존 가능한 시장 포지션을 확보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사례를 보건 결과적으로 현재의 기술이 평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전반적인 기술 발전의 속도를 유지시킨 새로운 기술을 찾아내서,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앞장섰던 기업들은 기술부문에서 선도적인 기업들이었다.
*그러나 파괴적 혁신은 [그림 2-5]와 같이 그림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그 정의상 파괴적 혁신에 맞는 수직축은 기존의 가치 네트워크와 연관된 특성과는 다른 성능 특성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괴적 기술은 기존 네트워크에 침입하기 전에 신생 가치 네트워크에서 상업성을 가지고 출발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묘사하는 데는 [그림 2-6]에 나온 것과 같은 S곡선 틀이 필요하다. 파괴적 기술은 자체 가치 네트워크에서 독특하게 정의된 궤도를 따라서 독자적으로 태어나서 발전해나간다. 파괴적 기술이 다른 가치 네트워크에서 요구되는 성능 수준과 성격을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나아간다면, 이 기술은 그 다른 가치 네트워크에 침입해서 놀라운 속도로 기존기술과 기존기업들을 무너뜨린다.
[그림 2-5]와 [그림 2-6]은 선도기업들의 실패를 앞당기는 혁신기업이 처한 딜레마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 그리고 이 책의 후반부에 다루고 있는 다른 산업들에서 (1)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 (2)장기적인 투자와 기획 (3)기술 검색 (4)예측 및 구현 (6)연구 컨소시엄 등은 모두 [그림 2-5]에 그 이상적 패턴이 그려져 있는 존속적 혁신이 처한 도전들과 관련되어 있다. 사실상 이런 증거는 기존의 초우량 기업들 중에 다수가 이러한 치료법을 적용했으며, 존속적 기술을 다루면서 이 치료법을 잘 관리할 경우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나 이 해법들 가운데 어떤 것도 [그림 2-6]에 나온 상황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그림 2-6]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위협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아래의 6가지 단계로 요약된 의사결정 패턴은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에서 파괴적 기술이 생겨났을 때 기존기업과 진입기업 가릴 것 없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들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80여 명의 경영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뷰를 통해서 얻은 정보다.
제1단계 : 파괴적 기술은 처음에 기존기업들 내에서 개발됐다.
제2단계 : 마케팅 인력들이 선도적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연구원들은 이제 자신들이 설계한 원형들을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성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저가 드라이브 시장의 존재 여부를 탐문했다. 마케팅팀은 새로운 드라이브의 시장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통상적인 과정을 밟으면서 이 원형들을 기존 제품 라인의 주요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부탁했다.
~그 결과 놀랄 것도 없이 IBM은 시게이트의 파괴적인 3.5인치 드라이브에 손톱만큼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제3단계 : 기존기업들이 존속적 기술 발전의 속도를 정한다.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마케팅 담당자들은 더 나은 헤드를 통합시키거나 새로운 기록 코드를 개발하는 등 존속적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고객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고, 회사 입장에서는 존속적 성장에 필요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형 시장에 대한 공략을 계속할 수 있었다. 종종 많은 개발비용이 들어갈 때도 있었지만 이와 같은 존속적인 기술에 대한 투자는 파괴적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 위험이 훨씬 덜한 것처럼 보였다. 이미 고객들이 존재했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4단계 : 신생기업들이 창조되고, 파괴적 기술 시장이 시행착오를 거쳐서 발굴됐다.
기존기업에 실망한 연구원들은 파괴적 제품 아키텍처를 이용하기 위해서 신생기업을 만들었다. 3.5인치 드라이브의 선도적 제조업체인 코너 페리퍼럴스의 창업주들은 5.25인치 드라이브의 최대 제조업체인 시게이트와 미니스크라이브에 불만을 품고 나온 직원들이었다. 8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마이크로폴리스의 창업주들은 14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퍼텍 출신이었고, 슈가트와 퀀텀의 창업주들은 메모렉스에서 나온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신생기업들은 그들의 예전 고용주들만큼이나 기존 컴퓨터 제조업체들을 파괴적 기술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해야 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창업자들은 분명한 마케팅 전략 없이 그들의 제품을 구매를 원하는 누구에게나 팔았다. 이처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장을 공략한 끝에 그들 제품에 전적으로 맞는 응용 프로그램이 출현했다.
제5단계 : 신생기업들이 고급시장으로 움직이다.
새로운 시장에서 영업 기반을 찾아낸 이상 신생기업들은 새로운 부품 기술 면에서 존속적 혁신을 도입함으로써 그들의 신생시장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들이 만든 드라이브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신생기업들은 연간 50퍼센트라는 눈부신 성능 개선을 이루었고, 성능과 규모 면에서 그들 위에 있는 대형 컴퓨터 시장 공략을 노렸다.
저급시장에 대한 기존 기존기업들의 견해와 고급시장에 대한 신생기업들의 견해는 비대칭적이었다. 기존기업들이 새로 출현하는 간단한 드라이브 시장을 보면서 이윤과 시장 규모에 대해서 실망한 반면, 신생기업들은 이 시장이 고급, 고성능 시장에서의 판매와 이윤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기존 시장에서의 고객들은 결과적으로 그들이 초기에 무시했던 새로운 아키텍처를 포용하기에 이른다. 그 이유는 용량과 속도에 대한 고객들의 욕구가 충족되자 신규 드라이브의 더 작은 크기와 아키텍처상의 단순함은 이들 드라이브들을 예전 아키텍처에 비해서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신뢰할 만한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6단계 : 기존기업들이 뒤늦게 기존 고객들을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분위기에 편승하다.
소규모 모델들이 기존의 세분 시장들을 공략하기 시작했을 때 원래부터 이러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은 원형들의 성능을 개선하고(여기서 그들은 3단계에 있었다), 자신들이 장악했던 시장에서 고객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물론 이 무렵에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파괴적 성격을 털어버리고, 기존시장에서 대형 드라이브들과 충분히 성능을 겨룰 수 있게 되었다.
~가치 네트워크의 아래쪽으로부터 공격하는 기업들은 더 낮은 총이윤에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비용구조로 무장한 상태였다. 따라서 공격기업들은 그들 제품에 수익성 있는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반면, 이들을 방어하는 기존기업들은 심각한 가격 전쟁을 치러야 했다.
*시게이트와 퀀텀과 같은 기업들이 기술적으로는 경쟁력이 있는 플래시 메모리 제품들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그러한 기술을 활용해서 강력한 시장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자원과 경영상의 에너지를 투자할지 여부는 순전히 플래시 메모리가 기업들이 돈을 버는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전파될 수 있는지 여붕 달려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퀀텀과 시케이트가 돈을 버는 것과 같은 시장에서는 플래시를 사용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플래시 카드가 퀀텀과 시게이트가 일반적으로 활동하는 곳과 완전히 차원이 다른 팜탑 컴퓨터, 전자 클립보드, 현금 출납기, 디지털 카메라 등과 같은 시장에서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치 네트워크 틀을 놓고 봤을 때 퀀텀과 시게이트와 같은 기업들은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구축할 가능성이 낮다. 관련 기술이 너무 어렵거나 그들의 조직적 구조가 효과적인 개발을 방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자원이 그들이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주류 디스크 드라이브 가치 네트워크에서 벌이고 있는 대규모 사업을 위해서 싸우고, 이를 방어하는 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기존 기업들이 맞딱뜨리게 되는 기술적 변화의 본질과 문제들에 대한 5가지 제안
(1) ~가치 네트워크의 경계는 제품 성능에 대한 독특한 정의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것은 바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산업 내에서 쓰이고 있는 다른 시스템 내에서 채택된 것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다양한 특성들의 중요도 등급을 서열화하는 것이다. 가치 네트워크는 또한 네트워크 내에서 고객들의 욕구를 해소해주는데 고유한 특정 비용구조에 의해서 정의되기도 한다.
(2)혁신적인 노력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가치 네트워크 내 관련자들의 욕구를 얼마나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와 반대로 기존기업들은 신흥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만 고객들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기술의 발전(관련 기술이 본질적으로 간단한 것일지라도)에서는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파괴적 혁신은 기존기업들이 사용하는 기준에서 봤을 때 그것의 가치와 적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복잡하다.
(3)~그러한 공격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기술적 발전이 서로 다른 가치 네트워크들을 망라해서 성능 특성들의 서열상 차이점 사이에 관련성을 줄여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스크 드라이브의 크기나 무기와 관련된 특성들은 그것들이 메인프레임과 미니컴퓨터 가치 네트워크에 있을 때보다 데스크톱 컴퓨터 가치 네트워크에 있을 때 훨씬 더 중요했다. 따라서 5.25인치 드라이브의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메인프레임과 미니컴퓨터 네트워크들 내에서 우선시되는 조건들(데스크톱 네트워크만큼 뛰어난 성능과 빠른 속도)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되자 가치 네트워크들 사이의 경계는 더 이상 5.25인치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 역할을 하지 못했다.
(4)진입기업들은 기존 기술 경로의 발전단계 수준과 비율과 방향을 파괴하거나 새롭게 정의하는 이와 같은 혁신(본질적으로 소규모 신기술과 관련된 신제품 아키텍처)에서 기존기업들보다 공격자로서의 이점을 지닌다. 이 기술들이 기존 네트워크 내에서는 아무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기업들이 이 기술들의 상용화를 주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기술들이 창조하는 가치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길뿐이다.
(5)이러한 경우 이러한 공격자로서의 이점이 파괴적 기술 변화와 관련있는 게 사실이지만 공격자가 갖는 이점의 본질은 진입기업들은 기존 기업들과는 달리 신생시장의 응용 프로그램이나 가치 네트워크를 공격하고 개발하는 데 전략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만들어내기가 아주 쉽다는 데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전략과 비용구조를 바꾸는 데 성공한 기존기업과 신생기업들 가운데 누가 더 상대적으로 유연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새로운 차원에서 기술 혁신을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적인 조직에 본질적으로 필요한 능력에 덧붙여서 파괴적 기술에 직면한 기업들은 그들의 적절한 가치 네트워크에서 혁신이 가져다줄 의미를 검토해야 한다. 이때 핵심적인 검토사항은 혁신에 내재한 성능들이 혁신기업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내에서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혁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다른 네트워크들이 수정되거나 새로운 네트워크들이 창조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현재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기술들이 미래에는 그러한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 시장과 기술 경로가 결과적으로 교차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그렇지만 기술 변화의 성격이 급격했음에도 가솔린 기술은 기계 굴착기 산업에 존속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이다. 가솔린 엔진은 계약업체들에 가장 큰 중기 셔블을 제외한 다른 중기 셔블들에 비해 더 빠르고, 믿을 만하며, 더 저렴한 비용으로 흙을 운반할 수 있는 힘을 제공했다.
~가장 큰 중기 셔블 제조업체 25곳 중 23곳은 성공적으로 가솔린 엔진으로 기술을 이전했다. [그림 3-2]처럼 1920년대 가솔린 기술의 선도기업 중에서 진입기업은 별로 없었으며, 기존기업들이 기술 이전을 주도했다.
*유압 굴착기는 작업 용량이 작고, 작업 반경이 좁기 때문에 채광, 일반작업, 또는 하수도 공사에는 쓸모가 없었다. 이런 공사를 하는 업체들은 최대 4입방야드를 담을 수 있는 버킷이 장착된 기계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 결과 진입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맞는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야만 했다. 그들은 포드, J.I. 케이스, 존 디어, 인터내셔널 하베스터, 매시 퍼거슨이 제조한 소형 산업용*농업용 트랙터에 부착이 가능한 굴착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형 주택 건설 업체들은 이런 굴착기를 구입해 하수관이 지날 수 있는 작은 도랑에서부터 공사 중인 주택의 토대가 될 부분에 도랑을 파는 일을 처리했다.
과거에는 크고 부정확하며 케이블로 구동되고 트랙에 따라 움직이는 셔블을 사용해 소규모 작업을 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었기 때문에 이런 작업들은 항상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이동성이 높은 트랙터에 부착된 유압식 백호는 주택 한 채당 1시간 이내로 이런 작업들을 실행할 수 있었다. 백호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난 뒤 발생한 주택 시장 활황기에 교외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계약업체들에 의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됐다. 초기 백호는 소규모 계약업체들과 거래하는 데 익숙한 트랙터 및 관련 장비 딜러들을 통해 판매됐다.
간단히 말해서 초기 유압 굴착기 사용자들은 규모, 욕구, 유통 채널 면에서 케이블 셔블 제조업체의 주류 고객들과 매우 달랐다. 초기 유압 굴착기 사용자들은 기계 굴착 작업의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흥미롭게도 소형 아키텍처 디스크 드라이브의 성능이 대형 드라이브의 성능과 다른 측정 방식으로 평가된 것처럼(무게, 견고함, 전력 소비 대 용량, 속도), 첫 번째 백호의 성능 또한 케이블 구동 장비의 성능과 다른 방식으로 측정됐다.
~물론 이런 특성들은 주로 토공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계약업체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성능 특성들의 순위를 매기는 방법의 차이를 통해 산업 내 가치 네트워크의 경계선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유압식은 1960년대에 이런 식으로 사용되면서 기존 제조업체들의 제품에 존속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기존기업들은 주류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 성능을 향상시켰다.
*기존기업들은 일관성 있게 기존시장에 기술을 밀어넣으려고 하는 반면 성공적인 진입기업들은 기술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다.
*그렇지만 케이블과 유압 시스템 모두 일단 주류시장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게 되자 굴착기 계약업자들은 더 이상 장비의 선택 기준을 넓은 작업 반경이나 큰 버킷 용량에 두지 않게 됐다. 이미 두 시스템 모두 충분했으며, 케이블이 더 낫다는 사실이 더 이상 경쟁에서 의미가 없었다.
문제는 계약업체들이 유압 기계가 케이블 구동 굴착기보다 고장 나는 일이 훨씬 적다는 걸 발견했다는 점이다. 특히 무거운 버킷을 움직이는 동안에 케이블이 끊어져 생명이 위태로웠던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유압 굴착기가 무거운 버킷을 옮길 수 있게 되자마자 신뢰할 만한 유압 굴착기로 곧바로 옮겨갔다. 따라서 두 기술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성능을 충분히 충족시키게 되자 제품 선택의 기준은 신뢰성으로 바뀌었다.
*유압식 기술은 그들의 고객이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실 사용할 수도 없었던 기술이었다. 최소 20곳이 넘었던 케이블 셔블 제조업체들은 다른 기업들의 고객을 어떻게든지 빼앗아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고객의 차세대 요구에서 눈을 뗄 경우 기존사업이 위험에 처하게 될 위험이 있었다.
*따라서 우리가 앞에서 살펴봤듯이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이 기업들이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이 기업들이 유압기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나, 유압기술 사용법을 몰랐기 때문에 실패한 것도 아니다. 사실 케이블 굴착기 업체 중 뛰어난 기업들은 유압기술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자마자 그것을 이용했다. 경영진이 게으르거나 거만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실패한 것도 아니었다. 유압기술이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그들에게는 이 기술이 전혀 의미가 ㅇ벗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유압기술이 의미를 갖게 됐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1983년부터 1985년 사이 시게이트 제품 라인의 무게 중심은 데스크톱 컴퓨터 부문이 요구하는 평균 용량과 정확히 일치했다. 파괴적인 3.5인치 드라이브가 테스크톱 컴퓨터 시장을 아래에서부터 공략한 것은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의 일이다. 시게이트는 정면으로 파괴적인 기술과 싸우기보다는 하이엔드 시장으로 후퇴함으로써 이 공격에 대응하고자 했다. 시게이트는 데스크톱 시장이 요구하는 용량의 범위 내에 있는 모든 모델을 계속 제공했지만, 1993년에는 파일 서버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과 같은 중간 규모의 컴퓨터 시장으로 에너지의 초점을 전환했다.
*파괴적 기술이 기존기업들에 그토록 위험하고 진입기업들에 그토록 매력적인 이유가 바로 이러한 상향 이동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주류시장에서 공고히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비용을 줄임으로써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의 연구, 개발, 마케팅, 행정비용은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모두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하이엔드 시장으로 진출, 다시 말해서 높은 이윤을 약속하는 높은 성능의 제품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보통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길이었다. 저가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런 목표와는 전혀 들어맞지 않았다.
~총이윤은 하이엔드 시장에서 분명히 컸으며 제조업체들에 이런 사업들의 특징인 높은 총비용을 보상해주고 있었다.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 시장 규모와 각각의 비용구조상 차이는 기업들 사이의 경쟁에 심각한 불균형을 야기했다. 예를 들어 미니컴퓨터 시장을 위해 8인치 드라이브를 제조하는 기업들은 40퍼센트의 총이윤을 요구하는 비용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들이 공격적으로 저가 시장으로 움직인다면 비용구조를 다듬어 25퍼센트의 총이윤을 기록하려는 경쟁기업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부딪칠 것이다. 반면 이들이 고가 시장으로 움직일 경우 공급업체들에 60퍼센트의 총이윤을 제공하는 데 익숙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 자신들의 저비용구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어느 쪽이 더 낫겠는가?
*2장에서 설명한 헤도윅 회귀분석에 따르면,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저장 용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할수록 가격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더 비싸게 판매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저렴하게 팔려고 하겠는가? 따라서 디스크 드라이브 기업들이 북동쪽으로 이동한 것은 매우 합리적인 일이었다.
*다음과 같은 가설적인 상황을 고려해보자. 다음 사례는 한 성공적인 기업이 최초 가치 네트워크로부터 상향 이동할 때와 하향 이동할 때의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1주일 내에 존경받고 있는 직원 2명이 경영자에게 신제품에 대한 서로 매우 다른 아이디어들을 각각 제출하고 있다. 한 사람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가 먼저 용량이 더 크고 속도가 더 빠른 모델에 관한 아이디어를 갖고 찾아온다. 경영자는 다음과 같이 질문을 시작한다.
"이것을 구입할 대상은 누구죠?"
"워크스테이션 업계 전체입니다. 그들은 매년 6억 달러 이상의 드라이브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용량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제품이라면 그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본인의 아이디어를 시험해본 적이 있나요?"
"예, 저는 지난주에 캘리포니아에 갔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가능하면 빨리 드라이브 원형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9개월 후에 디자인을 발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경쟁업체로부터 우리가 막 고용한 사람에 따르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우리가 이번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들은 무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알다시피 그들은 항상 그렇게 말하죠."
"어떤 식의 이득이 예상되죠?"
"그 부분 때문에 저는 이번 일에 대해 정말로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공장에서 그것을 생산할 수 있을 경우 경쟁업체의 가격을 감안할 때 35퍼센트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대화와 더 저렴하고, 더 작고 느리며, 더 용량이 적은 파괴적 디스크 드라이브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연구원이 경영자와 나눈 다음과 같은 대화를 비교해보라.
"이것을 구입할 대상은 누구죠?"
"저, 확실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분명 시장이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더 작고 더 비용이 싼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이 제품을 아마도 팩스타 프린터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이 아이디어를 시험해본 적이 있나요?"
"예, 지난번 무역 박람회에서 우리의 현재 고객 중 한 명에게 제 아이디어를 대충 설명했습니다. 그는 관심이 있다고 말했지만 정말로 어떻게 제품을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당분간은 적어도 새로운 용량을 자기들 제품에 사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그가 말했습니다. 사실 그의 대답은 놀라운 게 아니었습니다."
"팩스기 쪽은 어떻습니까? 그쪽 담당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들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흥미롭긴 하지만 그들은 올해 제품 계획을 전부 세운 상태라서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디스크 드라이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어떻게 가격을 책정하느냐에 달렸겠지만요."
이 말을 들은 경영자가 2가지 프로젝트 중에서 어떤 것을 지원할 것 같은가? 개발 자원을 얻기 위한 전쟁에서는 기존 고객의 분명한 요구 또는 기업이 아직 충족시키지 못한 기존 고객의 요구를 겨냥한 프로젝트가 존재하지도 않는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제안을 항상 이길 것이다. 사실 최고의 자원 할당 체계는 크고, 수익성이 높으며, 수용성이 큰 시장을 발견할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알아서 제거하게끔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발 자원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체계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이 없는 기업은 누구든지 실패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소가 하향 이동성을 막는 강력한 장애물 역할을 한다. 바로 고가 시장의 이윤 약속, 기업 고객 다수의 동시적인 고가 시장 이동, 수익성 있게 저가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비용 절감의 어려움 등이다.
*합리적인 고가 시장 진출 패턴이 갖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는 이로 인해서 로엔드 가치 네트워크에 공백이 생겨 이곳에서의 경쟁에 더 적합한 기술과 비용구조를 갖춘 진입기업들이 들어오게 된다는 점이다.
*일관제철 경쟁업체들은 미니밀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저가 리바 시장을 단순히 매력이 없다고 여긴 반면, 미니밀 업체들은 고가 시장을 더 높은 수익과 더 많은 매출 기회가 자신들의 위쪽에 존재한다는 식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미니밀 업체들은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제품의 금속적인 품질 및 일관성을 향상시키려 노력했으며, 보다 큰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장비에 투자했다.
[그림 4-3]의 궤적도에서 나왔듯이 미니밀은 위쪽에 있는 더 큰 막대, 봉, 앵글 시장을 공략했다. 1980년대에 미니밀은 리바 시장의 90퍼센트를 점유했으며 막대, 봉, 앵글 시장의 30퍼센트 가량을 차지했다. 미니밀의 공격이 진행되고 있을 때 막대, 봉, 앵글은 일관제철소의 제품 라인에서 가장 낮은 이윤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일관제철 철강업체들은 다시 이 사업에서 손을 뗀 데 대해 안도하고 있었으며, 1980년대 중반에 이 시장은 미니밀의 차지가 됐다.
미니밀은 막대, 봉, 앵글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가 안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하자 계속 고가 시장으로 나아갔는데, 이번에는 보 시장을 노렸다.
*실제로 성공한 기업들의 경영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식하고 이용한 기본적인 자연 법칙으로는 5가지가 있다. 파괴적 기술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기업들은 이 원칙들을 무시한 곳이다.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1.자원 의존성 : 잘 경영되는 기업에서는 고객들이 자원 배분 패턴을 효육적으로 통제한다.
2.소규모 시장은 대기업들의 성장 욕루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3.파괴적 기술의 궁극적인 활용이나 적용 방법을 사전에 알 수가 없다. 실패는 성공을 향해 가다가 직면하는 본질적인 단계이다.
4.조직들은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능력과는 무관한 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 각 조직의 능력은 그들의 프로세스와 가치에 존재한다. 또한 현재 사업 모델 내에 존재하는 그들의 핵심 역량을 구성하는 바로 그 프로세스와 가치들은 파괴적 변화에 직면했을 때 기업들이 보여주는 무능력을 규정한다.
5.기술은 고급시장의 수요와 일치하지 않을지 모른다. 기존시장에서 파괴적 기술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특성들은 신생시장에서 최대의 가치를 드러낼 때가 종종 있다.
성공적인 경영자들은 이러한 원칙들을 어떻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했을까?
1.그들은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파괴적 기술을 조직 내에서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경영자들이 파괴적 혁신을 적절한 고객들에 맞게 추진할 수 있게 되자 고객의 수요가 늘었고, 혁신에 필요한 자원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2.그들은 조그만 기회와 승리에 흥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규모가 작은 조직 내에서 파괴적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3.그들은 파괴적 기술에 맞는 시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적은 비용이 드는 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시장이 일반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우는 걸 반복하면서 제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는 걸 알았다.
4.그들은 파괴적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조직 내의 주요 자원 중 일부를 동원했지만, 그것의 프로세스와 가치를 과도하게 활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그들은 조직 내에서 가치와 비용구조가 당면한 파괴적 업무에 맞게 고쳐진 기존과 다른 업무방식을 창조했다.
5.파괴적 기술을 상용화하면서 그들은 파괴적 제품이 주류시장의 존속적 기술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기술적 돌파구를 찾기보다는 파괴적 제품의 특성들이 갖는 가치를 존중하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거나 개발했다.
*컨드롤 데이터는 시게이트가 선도적인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후 2년이 지난 1980년에야 첫 5.25인치 모델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때 컨트롤 데이터는 오클라호마시티에 5.25인치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 컨트롤 데이터의 한 고위 간부는 "컨트롤 데이터의 미니 애폴리스 엔지니어링 문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5.25인치 제품 그룹을 회사의 주류 고객들로부터 별도로 분리시키기 위해서" 제조공장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시장 진출이 늦었고, 예전과 같은 주도적인 포지션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컨트롤 데이터의 5.25인치 시장은 수익성이 높았고, 당시 이 회사는 고성능 5.25인치 드라이브 시장에서 20퍼센트의 점유율을 올렸다.
*1984년, 마이크로폴리스는 디스크 드라이브용 미니컴퓨터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남아 있는 8인치 모델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 끝에 5.25인치 프로그램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마이크로폴리스는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기술적 경로를 밟았다. 이 회사는 모든 주요 고객들로부터 벗어나서 잃어버린 수익을 완전히 다른 그룹의 데스크톱 컴퓨터 제조업체에 새로운 제품 라인을 판매하면서 올린 수익으로 대체해야 했다. 마본은 당시 경험이 그가 살아오면서 겪은 가장 힘든 경험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마이크로폴리스는 마침내 1993년에 이르러서야 3.5인치 제품을 출시했다. 그때 3.5인치 제품은 1기가 이상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있었다. 그 정도 수준이라면 마이크로폴리스는 3.5인치 드라이브를 기존 고객들에게도 판매할 수 있었다.
*디지털 이큅먼트는 조직 내에서 데스크톱 컴퓨터 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하다가 서로 다른 가치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비용구조에 양다리를 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디지털 이큅먼트는 로엔드 개인용 컴퓨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간접비를 빼내올 수가 없었다. 고성능 제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데에도 이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IBM이 초기 5년 동안 거둔 성공은 다른 메인프레임과 미니컴퓨터 제조업체들이 파괴적인 데스크톱 컴퓨터의 물결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실패와 완전한 대조를 이룬다. IBM은 어떻게 그렇게 했던 것일까? IBM은 뉴욕에 있는 본사와 멀리 떨어져 있는 프롤리다에 자율적인 조직을 설립했다. 이 조직은 뉴옥의 본사와는 별개로 부품을 조달하고, 자체 유통 채널을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며,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기술과 경쟁적 차원의 요구사항에 적절한 비용구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었다. 이 조직은 또한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적절한 성공 매트릭스를 따라서 자유롭게 성공할 수 있었다. 사실상 어떤 사람들은 IBM이 내린 결정 중에서 개인용 컴퓨터 사업부를 주류 조직과 더 밀접하게 연계시키기로 한 것이 개인용 컴퓨터 업계에서 IBM이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2가지 비용구조와 2가지 수익 구조를 하나의 회사 내에서 평화롭게 분명하게 공존시킨다는 건 매우 어려워 보인다.
하나의 조직이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파괴적 기술을 유능하게 추구하기 어렵다는 결론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인 경영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또한 사실상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마이크로폴리스와 디지털 이큅먼트가 했던 것과 같이 주류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파괴적 기술을 추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노력은 좀처럼 성공하기가 힘들다. 적절한 가치 네트워크들 내에서 존재하는 별도 조직이 각자 개별적 고객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거대한 체인인 크레스지는 1957년부터 할인점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할인점은 초기 단계에 불과했다. 1961년대 크레스지와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의 잡화점 운영업체였던 울워스는 할인점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1962년에 3개월의 시차를 두고 할인점을 열었다. 그러나 그들이 출범한 울코와 K마트의 이후 영업성과는 서로 크게 달랐다. 10년 뒤, K마트의 매출은 35억 달러까지 증가한 반면, 울코의 매출은 9억 달러 인근에서 허덕였다.
크레스지는 할인점에 전력을 가하면서 잡화점 사업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1959년에 크레스지는 해리 커닝엄을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그가 CEO로서 맡은 유일한 임무는 크레스지를 할인점 업계의 강자로 탈바꿈시키는 것이었다. 커닝엄은 완전히 새로운 경영 시스템을 도입, 1961년까지 영업 부사장과 지점장, 부지점장, 지점의 상품 담당자 중에서 새로 일을 맡게 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였다. 1961년에 커닝엄은 새로운 잡화점을 여는 대신 크레스지의 기존 잡화점 수를 매년 약 10퍼센트 정도씩 줄여나가는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이는 회사가 할인점 영업에 전력하기로 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반면 울워스는 파괴적 할인점에 투자하는 동시에 핵심 잡화사업 내 기술과 시설과 능력의 존속적 개선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을 후원했다. 울워스의 잡화점 경영성과 개선의 책임을 맡은 경영자들은 또한 '미국에서 가장 큰 할인점 체인'을 구축하는 책임도 맡게 되었다. CEO인 로버트 커크우드는 "울코는 기존에 해오던 잡화점 사업의 성장과 팽창 계획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어떤 기준 잡화점들도 할인점 형태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던했다. 실제로 1960년대에 할인점이 놀라울 정도로 팽창해가는 동안에도 울워스는 1950년대와 비슷한 속도로 신규 할인점들을 개설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울워스는 하나의 조직 내에서 잡화점과 할인점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했던 서로 다른 문화와 다른 수익모델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 되었다. 1967년에 울워스는 모든 울코의 광고에서 '할인'이라는 단어를 빼버리고, 그 대신 '판촉 백화점'이라는 말을 집어넣었다. 울워스는 처음에 울코 사업에 별도의 관리직들을 임명했었지만 1971년에는 좀 더 이성적이면서 비용에 민감한 사람들이 울코 사업을 관리했다.
*파괴적 기술 변화에 직면한 경영자들은 파괴적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있어 추종자가 아니라 리더여야 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대하는 시장과 규모 면에서 일치한느 상업용 조직 내에서 파괴적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심어놓아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자리를 잡고 있는 경쟁사들에 맞서 기존시장에 진입하는 것보다 위험은 덜하면서 보상은 훨씬 더 크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가 더 커지고, 더 많은 성공을 거둘수록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
*이와 같은 기술 분야에서 선두로 나선다는 것은 어떤 이점을 줄까? 리더가 추종자에 비해서 어떤 중요한 경쟁우위를 얻었다는 증거는 없다. 박막 기술 분야에서 선두에 나섰던 기업들 가운데 누구도 선두에 나섰다는 이유로 인해서 많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고밀도 수준을 얻기 위해 초기에 선도했던 기술을 보상받을 만큼 학습 이점을 얻지 못했다.
*디스크 드라이브 업계 역사에 등장하는 다른 존속적 기술들도 모두 이와 유사한 그림을 보인다. 존속적 기술을 개발하고 채택한 선두 기업들 가운데 어떤 곳도 추종 기업에 비해 눈에 띄게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P.196 표
*해당 기업이 신생기업이건 다변화 기업이건 1억 달러 매출 달성 성공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중요한 건 기업 조직의 형태라기보다는 기업이 파괴적 상품을 도입하고, 그러한 상품이 팔리는 시장을 창조하는 데 선도적이었느냐의 여부였다.
존속적 부품 기술 분야를 이끌면서 진입한 기업들 가운데 불과 13퍼센트(매트릭스 상단)가 성공한 반면, 이들 기업들을 뒤따라 들어간 기업 가운데 20퍼센트가 성공을 거두었다. 분명히 말해서 4분면 하단 우측은 가장 성공에 가장 비옥한 토양 역할을 하고 있다.
각 4분면의 가장 오른쪽에 나와 있는 매출액 숫자 누계는 각 전략을 추구하는 모든 기업들이 올린 누적 매출을 의미한다. 이 숫자는 매트릭스 아래에 요약되어 있다. 그런데 이 결과는 놀라울 정도다. 함께 파괴적 상품 개발을 추진하는 데 앞장섰던 기업들은 1976년에서 1994년 사이에 총 620억 달러의 누적 매출을 달성했다. 그들이 활동한 시장이 자리를 잡은 다음에 뒤늦게 이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같은 기간 동안에 올린 총매출은 33억 달러에 불과했다. 이것이 바로 혁신기업이 가진 딜레마다. 소규모 신생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성장을 모색했던 기업들이 더 큰 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한 기업들이 올린 매출보다 20배가 넘는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기업 간 매출의 차이는 이보다 훨씬 더 크다.파괴적 기술을 사용해서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기업들의 평균 누적 매출은 기업당 총 6,450만 달러였다. 왼쪽에 속한 기업들은 손해 보는 거래를 한 것 같다. 그들은 파괴적 기술의 신생 기장이 전혀 개발되어 있지 않은 상태일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위험인 '시장의 위험(market risk)'을 기존 경쟁사들에 맞서면서 시장에 진입하는 데 따른 위험인 '경쟁 위험(competitive risk)'으로 맞바꿨다.
*파괴적 혁신에서 리더의 자리를 유지할 경우 그에 따른 많은 보상이 뒤따른다는 증거가 명확한데도 기존기업들은 종종 파괴적 기술에서 리더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기존기업의 고객이 조직을 장악한 상태에서 합리적이면서도 이미 잘 기능하고 있는 자원 할당 프로세스를 통해서 기존기업들이 파괴적 기술을 상용화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기존기업들에 타격을 주는 또 다른 잔인한 요소는 그들이 더 커지고 성공할수록 반드시 진입해야만 하는 초기 단계의 신생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명분을 모으기가 더 어렵게 된다는 사실이다.
좋은 경영자들은 다음과 같은 많은 이유들 때문에 자신이 속한 조직을 계속해서 성장시켜야겠다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첫째, 기업의 성장률은 주가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기업의 주가가 미래의 이익 흐름에 대한 예측을 현재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건 내리건 간에 주가 수준은 전망되는 이익 성장률의 변화에 따라서 움직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의 현재 주가가 20퍼센트의 이익 성장률을 반영하고, 시장의 이익 성장률에 대한 합의가 13퍼센트로 하향 조정될 경우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여전히 건전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더라도 회사의 주가는 하락할 공산이 크다. 물론 강력하게 상승하는 주가는 기업이 유리한 조건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행복한 투자자들은 기업에 위대한 자산 역할을 한다.
*끝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은 성장을 멈춘 기업들에 비해서 신제품과 프로세스 기술에 투자할 명분을 찾기가 훨씬 더 쉽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성공한 기업들은 성장을 유지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 원리는 간단하다. 총수익이 4천만 달러인 기업이 주가와 조직의 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매년 20퍼센트의 매출 신장을 필요로 할 경우 첫해에는 800만 달러를 추가적으로 벌어야 하고, 다음 해에는 960만 달러를 더 벌어야 한다. 반면 총수익이 4억 달러인 기업이 역시 20퍼센트의 매출 신장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첫해애 8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고, 다음 해에는 9,600만 달러를 벌어야 한다. 그리고 총수익이 40억 달러인 기업이 역시 마찬가지로 20퍼센트의 매출 신장 목표를 세울 경우 첫해해는 8억 달러를 더 벌어야 하고, 다음 해에는 9억 6천만 달러를 벌어야 하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해가 갈수록 전년도에 비해서 수익을 더 늘려가야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특히 파괴적 기술에 직면한 대기업들에 심각하게 느껴진다. 파괴적 기술은 새로운 시장의 탄생을 용이하게 만드는데, 8억 달러짜리 신생시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생시장 규모가 작을 때, 즉 대규모로 새로운 수익을 올리려는 대기업들에 덜 매력적으로 보일 때 바로 그런 시장에 진입하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성공한 기업의 경영자가 파괴적 변화에 직면했을 때 규모와 성장에 대한 이러한 현실들을 잘 다룰 수 있을까? 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연구한 끝에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1.신생시장의 성장률에 영향을 주도록 노력한다. 이 시장이 대기업의 이익과 매출 성장 궤도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만큼 충분히 크고, 빠르게 성장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2.시장이 생겨나서 그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에 시장이 대기업이 흥미를 가질 만큼 충분히 커졌을 때 진입한다.
3.업무성과가 초창기 파괴적 사업으로부터 나오는 매출과 이익과 소규모 주문들에 의해서 의미 있는 영향을 받게 될 정도로 충분히 규모가 작은 조직에 파괴적 기술을 상용화하는 책임을 맡긴다.
사례 연구 1 : 신생시장의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그러나 가장 비난을 받았던 사실은 이 제품이 애플의 핵심 산업이었음에도, 판매는 전체 매출의 1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뉴턴은 애플의 새로운 성장 욕구를 거의 해소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뉴턴은 실패작이었을까? 뉴턴이 휴대용 컴퓨터 시장에 진입했던 시기는 애플2가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 진입했던 시기와 거의 비슷했다. 이것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애플도 모르는 욕구를 갖고 있는 규정하기 힘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파괴적 제품으로서, 애플은 시장을 스스로 창조해야 했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했을 때 뉴턴의 매출은 애플 임원들에게 즐거운 놀라움으로 느껴졌어야 한다. 뉴턴은 출시 첫 2년동안 애플2보다 3배 이상 잘 팔렸다. 그렇지만 4만 3천대를 팔았다는 사실은 1979년 규모가 더 작았던 애플에는 기업공개(IPO) 자격을 부여하는 승리로서 간주됐겠지만, 1994년 덩치가 커진 애플에는 뉴턴을 14만대를 팔았어도 실패로 간주됐던 것이다.
7장에서 나오겠지만 파괴적 기술은 종종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무언가가 가능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괴적 기술이 처음 생겨날 때 제조업체들이나 소비자들은 파괴적 제품들이 어떻게 또는 왜 사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 제품의 어떤 구체적인 특징들이 궁극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또 인정받지 못할지를 모른다. 그러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들과 제조업체들의 공동 발견 과정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단순히 시간이 걸릴 따름이다.
*신생시장은 말 그대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경쟁하는 조직들은 소규모로 싸워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가 있다. 수익성이 있고 성공적이라고 인식되는 조직이나 프로젝트는 모기업들과 자본시장들로부터 재정적, 인적 자원을 계속해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는 계획들은 그런 자원을 가져오는 데 애를 먹는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애플이 PDA 시장의 탄생을 서두르기 위해서 뉴턴에 쏟아부은 투자 규모는 오히려 뉴턴이 매력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뉴턴은 전반적으로 실패작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사례연구 2 : 시장이 충분히 커질 때까지 기다리기
*1980년도에 새로 부상하는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 출시된 시게이트가 처음 만든 5.25인치 드라이브는 미니컴퓨터 시장에서 프라이엄이 만든 드라이브의 성능에 비해서 파괴적일 정도로 속도가 늦었다. 그러나 1983년이 되자 파괴적인 5.25인치 기술을 실행하는 데 앞장섰던 시게이트와 다른 기업들은 그들이 활동하는 시장에서 1년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주기를 만들어놓았다. 시게이트와 프라이엄이 새로운 세대의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속도에서 비슷한 비율의 개선을 이루어냈기 때문에 시게이트는 1년 주기로 새로운 세대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프라이엄의 성능 우위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프라이엄은 1982년에 첫 5.25인치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그러나 프라이엄이 5.25인치 후속 모델들을 출시하는 주기는 미니컴퓨터 시장에 맞춘 2년 주기였지,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필요한 1년 주기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프라이엄은 데스크톱 제조 업체로부터 단 1건의 주문도 확보할 수 없었다. 이 회사는 신제품들을 변변히 알릴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시게이트는 프라이엄보다 훨씬 더 많은 단계를 앞서감으로써 그들 사이에 있었던 성능의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결국 1990년에 프라이엄은 문을 닫았다.
*1987년에 3.5인치 시장이 16억 다러 규모로 커지자 이 시장은 누가 보기에도 '흥미로울 만큼 충분히 큰 시장'이 되었다. 시게이트는 마침내 3.5인치 드아리브를 출시했다. 그러나 1991년에 시게이트는 이미 3.5인치 드라이브를 충분히 생산했지만 아직 휴대폰 컴퓨터 제조업체에 단 하나의 드라이브를 파는 데도 성공하지 못했다. 시게이트의 모델들은 모두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 팔리면서 5.25인치 드아리브 시장을 크게 잠식하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이러한 현상이 생긴 가장 개연성 있는 이유는 휴대용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3.5인치 드라이브를 파는 데 압장서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던 코너 페리퍼럴스가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의 휴대용 컴퓨터 시장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코너 페리퍼럴스의 한 임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OEM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의 초창기 때부터 제품 개발은 3단계에 따라 이루어졌다. 우선 드라이브를 디자인했다. 그런 다음에 드라이브를 만들었다. 그리고 드라이브를 팔았다. 우리는 이러한 순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는 처음에 드라이브를 팔고, 다음에 드라이브를 디자인하고, 그다음에 드라이브를 만든다.
다시 말해서 코너는 휴대용 컴퓨터 시장에서 파는 드라이브가 주요 고객들을 위해서 맞춤 설계되는 패턴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회사는 그러한 패턴에 맞춰서 마케팅, 엔지니어링, 제조 공정에서 일련의 능력들을 가다듬었다. 또 다른 코너의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시게이트는 휴대용 컴퓨터 시장에서 어떻게 드라이브를 팔아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그 방법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사례연구 3 : 작은 조직에 작은 기회를 주기
*모든 혁신은 어렵다. 그러나 혁신 프로젝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실행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조직 내에서 추진될 때 이 어려움은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진다. 혁신 프로젝트가 중요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줄 경우, 그리고 프로젝트 참가로 재능 있는 직원들의 도전 기회가 확대될 경우에 한해 사람들은 이를 납득하게 된다.
*앞에서도 살펴봤듯이 소규모 신생시장에서 파괴적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대규모 기업의 성공에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소규모 시장들은 대기업들의 성장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소규모 파괴적 기술이 언젠가 중요하게 될 것이라거나 그것이 적어도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확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기보다는 차라리 생긴 지 얼마 안 된 파괴적 기술에 의해서 생긴 기회를 보고 실행 동기를 부여받을 만큼 충분히 작은 조직을 통해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존슨앤존슨의 전략은 본래 그럴 목적으로 인수한 초소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파괴적 기술 제품들을 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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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경영자들이 파괴적 기술 변화에 직면해 공식화하는 전략 및 계획은 실행 계획이 아니라 학습 및 발견의 계획이어야 한다.
*이런 업체들은 2년 동안 키티호크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작은 데이터 저장장치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키티호크에 최종적으로 도착하기 시작한 대형의뢰와 주문은 진정으로 파괴적인 제품을 위한 것이었다. 바로 기능성에 제한이 있는 50달러짜리 주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응용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10메가바이트로도 충분했다.
불행하게도 휴렛패커드가 진정으로 파괴적인 제품을 위해 드라이브를 설계한 것이 아니라 PDA 시장에 필요한 비싼 기능을 갖춘 드라이브로 포지션을 정했기 때문에 가정용 비디오 게임 제조업체들이 요구하는 가격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PDA에 필요한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던 경영진은 인내심을 잃게 됐으며 마침내 시장이 요구하는 단순하고 적은 기능이 담긴 1.3인치 드라이브를 새롭게 디자인할 만한 자본을 갖고 있지 않았다. 휴렛패커드는 1994년 후반에 키티호크를 시장에서 철수했다.
*마침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혼다 슈퍼커브를 친구들에게 소개해 비포장도로 운전을 즐기는 친구들을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혼다의 소형 슈퍼커브가 잘 들어맞을 수 있는 여가용 오토바이 시장이 북미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1970년대에는 DRAM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텐의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경쟁이 덜했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 라인의 이윤은 여전히 견실했다. 인텔의 생산 용량 할당 체계는 각 생산 라인에 벌어들이는 총이윤에 따라 결정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따라서 그 할당 체계는 보이지 않게 투자 자본 및 생산 능력을 DRAM 사업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렇게 하자는 경영상의 분명한 결정 없이 진행됐다. 심지어 회사의 자원 할당 과정이 점점 더 DRAM에서 빠져나오고 있었을 때도 사실 인텔의 고위 경영진은 대부분 관심과 에너지를 계속해서 DRAM에 집중했다.
인텔의 자체적인 자원 할당 과정에 따른 이러한 실제적인 전략 전환은 뜻밖의 일이었다. 당시에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분석을 하더라도 마이크로프로세서로의 과감한 이동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위한 주요 시장을 탐색하면서 잘못 출발했던 상황에서 여러 번 살아남았다. 이와 비슷하게 북미 오토바이 시장 진입 방법에 대한 혼다의 아이디어는 그릇된 것이었지만 혼다는 대형 오토바이 전략을 추구하려고 자원을 다 소모하지 않았으며 그 시장이 등장한 후에 성공적인 전략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휴렛패커드의 키티호크 프로젝트 역시 그렇게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다. 기티호크 경영자들은 성공적인 전략을 찾아냈다고 믿으면서, 아직 등장하지 않은 시장을 위한 제품 디자인과 생산 능력에 너무 많은 예산을 소모했다. 소형 드라이브를 위한 궁극적인 프로그램이 마침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 키티호크 프로젝트팀은 그것을 추구할 자원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았다.
성공을 거둔 새로운 벤처 사업의 대다수는 계획을 실행한 후 시장에서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를 학습하면서 최초의 사업 전략을 포기하거나 수정하면서 진행했다. 성공적인 벤처와 실패한 벤처의 지배적인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최초 전략의 기민성에 있지 않았다.
*혁신에 대한 수요가 확실할 경우 업계 내 선도적인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이라면 무엇이든지 개발하기 위해 규모가 크고 장기적이며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수요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기존기업들은 그런 혁신을 상용화히기 위해 간단한 투자조차도 하지 못한다. 디스크 드라이브 산업에 진입한 기업들 중 65퍼센트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대신 기존시장에 진입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수요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괴적 기술을 위한 최초의 시장을 탐색할 때에는실패 위험이 높기 때문에 경영자는 존속적 기술과는 매우 다른 접근법으로 시장에 접근한다. 일반적으로 존속적 기술을 위한 시장에서는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하며, 예상치가 정확할 수 있고, 고객 반응도 그럭저럭 믿을 만하다. 신중한 계획과 공격적인 실행은 존속적 기술이 성공하기 위한 올바른 공식이다.
그렇지만 파괴적인 상황에서는 신중한 계획을 세우기 전에 먼저 행동을 취해야 한다. 시장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시장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계획 자체가 달라야 한다. 계획은 실행 계획이 아니라 학습 계획이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시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자세로 파괴적 시장에 접근함으로써, 신규 시장에 대해 어떤 중요한 정보가 가장 필요하고 어떤 순서로 그 정보를 얻을지 분명히 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가 형성되거나 불확실성이 해결될 수도 있도록 프로젝트 및 사업 계획은 이런 우선순위를 반영해야 한다. 자본, 시간, 자금 등 값비싼 노력도 필요하다.
*경영자들에게 자신들의 사업 계획이나 포부의 기반이 되는 가정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도록 요구하는 발견 지향 기획(discovery-driven planning)은 파괴적 기술을 다룰 때 매우 잘 통한다. 예를 들어 휴렛패커드는 키티호크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를 일본의 시계 제작 업체읜 시티즌 와치 컴퍼니(Citizen Watch Company)에 맡겨 자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설비를 제공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이런 노력은 휴렛패커드 고객들의 PDA 판매 예상치에 기초한 키티호크 드라이브의 예상 판매량이 정확하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것이다. 휴렛패커드의 경영자들이 PDA가 얼마나 팔릴지 아무도 모른다고 가정했다면 하나의 대량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대신 소량 생산 능력 라인을 구축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주요 사건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가정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생산 능력을 고수하거나 또는 추가 및 감소시켰을 것이다.
*발견 지향 기획을 통했더라면 팀은 되돌리기에 너무 비싼 노력을 펼치기 전에 시장에 대한 가정을 먼저 시험했을 것이다. 키티호크의 경우 시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통해 그들 가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믿음에 따라 시장과 가격 지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는 계획을 설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파괴적 기술을 위한 새로운 마켓을 발견하는 방식을 불가지론적 마케팅(agnostic marketing)이라고 부르게 됐다. 이것은 우리나 우리 고객 누구도 사람들이 파괴적 기술을 경험하기 전에는 파괴적 제품이 정말로 사용될 것인지, 또는 어떻게 얼마나 많이 사용될 것인지 알지 못한다는 분명한 가정에 실시하는 마케팅을 의미한다. 일부 경영자들은 그러한 불확실성에 직면해서 다른 사람들이 시장을 분명하게 규정할 때까지 기다리고자 한다. 그러나 파괴적 기술에 직면한 경영자들은 처음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구실이나 포커스그룹에서 벗어나 직접적으로 시장에 발견 지향적으로 나아가 새로운 고객이나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능력에 미치는 가장 큰 3가지 요인은 조직의 자원, 조직의 프로세스, 조직의 가치다. 경영자들은 조직이 어떤 종류의 혁신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지 또는 그럴 가능성이 없는지 질문을 던질 때, 그 대답을 이와 같은 3가지 목록으로 분류함으로써 조직의 능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자원은 조직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직관적으로 식별하는 판단 기준이다. 그렇지만 자원 분석을 통해서는 능력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사실 동일한 자원을 전혀 다른 조직에 분배할 경우 그 조직들이 이 자원으로부터 얻어낸 결과물은 매우 다르 가능성이 높다. 더 나은 가치를 지닌 상품 및 서비스로 변형시키는 능력은 조직의 프로세스와 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는 사실상 구체적인 업무를 다루기 위해 정해지거나 변형된다. 이 말은 경영자들이 업무를 실행하기 위해 별도로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에야 효율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효율적으로 보이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다른 업무 처리를 위해 사용할 경우 그 프로세스는 더디고 관료주의적이며 비효율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말로 하면, 특정 업무를 실행할 능력을 규정하는 프로세스가 다른 업무들을 실행할 때의 무능력을 동시에 규정한다. 좋은 경영자들이 조직에서 집중력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유는 프로세스와 업무를 쉽게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의 딜레마 중 하나는 프로세스가 본질적으로 직원들이 일관성 있게 업무를 반복하여 수행하도록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기업들의 가치는 최소한 2가지 측면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첫 번째는 수용 가능한 총이윤과 관련 있다. 기업들이 시장의 프리미엄에 위치한 고객을 차지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에 다양한 특성과 기능을 추가하면서 경비를 더 쓰게 된다. 그 결과 한 시점에서 매우 매력적이었던 총이윤이 어느 다른 시점에서는 매력적이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즉, 기업의 가치가 변한 것이다.
*가치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변하는 두 번째 측면은 사업이 흥미롭게 되기 위해서는 규모가 얼마나 커야 하는가와 관련이 있다. 기업의 주자가 예상되는 수익 흐름의 현재가치 할인차금(discounted present value)을 나타내기 때문에 대부분 경영자들은 보통 성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존속적인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늒고 있다. 4천만 달러 상당의 기업이 25퍼센트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해에 새로운 사업의 규모가 1천만 달러가 돼야 한다. 400억 달러 기업의 경우에는 25퍼센트 성장하기 위해 이듬해 새로운 사업의 규모가 100억 달러가 돼야 한다. 이 기업들 각각의 성장 욕구를 만족시킬 시장 기회 규모는 매우 상이하다. 6장에서 지적했듯이 작은 조직을 흥분시킬 기회는 큰 기업에도 흥미로울 정도로 크기 않다. 사실 성공의 보상 중 하나는 기업이 커지면서 작은 신규 시장에 진입할 능력을 실제로 상실한다는 점이다. 이런 능력 상실은 기업 내 자언의 변화 때문이 아니다. 자원은 보통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오히려 기업의 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진입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116개 기술 중 나머지 5개 기술은 파괴적 기술이었다.
*파괴적 기술을 다룰 때와 존속적 기술을 다룰 때 평균적인 성공률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조직 능력의 자원-프로세스-가치 틀에 있다. 업계 리더들은 꾸준히 존속적 기술을 개발해 도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도기업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새롭고 개선된 제품을 도입하면서 기술적인 잠재력을 평가하고 존속적 기술에 대한 고객만족도를 평가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조직은 그런 사항들을 다루는 능력을 개발했으며, 그 능력은 프로세스 내에 존재하고 있다. 존속적 기술 투자는 또한 선도기업들의 가치에 들어맞았다. 그 투자가 기술면에서 앞서가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더 높은 이윤을 약속하기 때문이었다.
반면 파괴적 기술은 매우 간헐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어느 기업도 파괴적 기술을 다룰 일상화된 프로세스를 갖고 있지 않았다. 더구나 파괴적 제품이 수익이 낮고 최고의 고객이 그것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혁신은 선도기업들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았다.
*사실 잘나가는 젊은 기업들 다수가 주목받는 첫 번째 제품으로 성공해 기업공개를 한 후 금세 사라지는 이유 중 하나는 초기 성공이 자원, 즉 기업 창립 연구원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후 연속적으로 주목받는 제품을 창조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기업이 성숙해지면서 직원들은 점차적으로 자신들이 수용하도록 배운 우선순위와 그들이 그렇게 성공적으로 채택한 의사결정 방식과 업무처리 방식이 올바르다고 가정하게 된다. 조직의 임원들이 가정에 기초에 업무처리 방식을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프로세스와 가치가 조직의 문화를 구성하게 된다. 직원 수가 몇 명에서 수백 명, 수천 명으로 늘어나면서 일관성 있게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직원들이 무엇을 처리해야 하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동의하게끔 하는 일은 최고 경영자들에게도 힘겨운 도전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화가 강력한 경영 도구가 될 수 있다. 문화는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면서도 일관성을 잃지 않게 해준다.
따라서 조직의 능력과 무능력을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들은 시간에 따라 가시적이며 의식적인 과정 및 가치로, 다음에는 문화로 이동한다. 조직이 프로세스와 가치로 해결하도록 설계된 조직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그러나 프로세스와 가치는 조직이 할 수 없는 것 또한 규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변할 경우 조직은 그것을 다룰 수 없게 된다. 조직의 능력이 우선적으로 사람에 있다면 새로운 문제를 다뤽 위해 변화를 꾀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그렇지만 능력이 프로세스나 가치에 있다면, 그리고 특히 문화에 스며들어 있을 경우, 변화는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직의 능력이 새로운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결정한 경영자들은 새로운 능력을 창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
-프로세스와 가치가 새로운 임무에 잘 들어맞는 다른 조직을 인수하는 것
-현재 조직의 프로세스와 가치를 바꾸는 것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프로세스와 가치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하이엔드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구축된 기업이 로엔드 시장에서도 수익성을 올리기즌 매우 어렵다. 파괴적 기술을 수익성 있고 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해 상이한 비용구조가 필요한 경우, 또한 현재 기회의 규모가 주류 조직의 성장과 비교해 별로 크지 않을 경우에만 분사 조직이 문제 해결을 도울 뿐이다.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조직이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갖추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 다음 별도의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조직이 성공을 위한 프로세스와 가치를 갖고 있는가? 이 두 번째 질문은 대부분 경영자들에게 본능적으로 떠오르진 않는다. 업무가 처리되는 프로세스와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기존 가치가 지금까지 잘 통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내가 자원-프로세스-가치의 틀을 통해 경영자들이 자신들의 사고에 더했으면 하고 바라는 사항은 조직의 능력 자체가 조직의 무능력 또한 정의한다는 점이다. 경영자들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한 정직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 자기 탐색 시간을 가질 경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조직에서 습관적으로 업무가 처리되는 프로세스가 현재의 새로운 문제에 적절한가? 그리고 조직의 가치가 현재의 새로운 문제에 적절한가? 그리고 조직의 가치가 현재의 이니셔티브(initiative)가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사그라지도록 만들 것인가?
*혁신이 기존기업에 매우 어려운 일처럼 보이는 이유는 기존기업이 매우 능력 있는 사람들을 채용해 현재의 업무가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은 프로세스와 가치 내에서 일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이 가속화하는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시대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능력 있는 조직에 배치하는 일은 경영자의 주요 책무다.
*여러 업계에거 기술자들은 시장이 필요로 하거나 또는 흡수할 수 있는 정도로 초과하는 성능 향상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성능 과잉 공급(perfomance oversupply)이 발생할 때는 파괴적 기술이 등장해 곧 아래쪽으로부터 기존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러한 기존시장을 위협하고 파괴적 기술에 기회를 제공하는 성능 과잉 공급은 또한 제품 시장의 경쟁 기반에 기본적인 변화를 부추긴다. 고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는 판단 기준이 되는 순위 결정 과정이 변하게 되어 제품 숨여주기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알리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성능 공급과 성능 수요의 궤도가 교차할 경우 기본적으로 제품 수명주기 단계에 변화가 발생한다.
*성능 과잉 공급은 경쟁 기반의 변화를 부추긴다. 용량 수요가 충족되자, 성능이 시장 수요를 아직 충족시키지 못한 다른 특성들이 더욱 가치를 얻게 됐다. 그리고 성능이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제품을 차별화할 때 중시하는 측면을 구성하게 됐다. 개념적으로 볼 때, 이것은 [그림 9-1]과 같은 도표의 수직 축에서 측정된 가장 중요한 특성이 변했으며, 시장 수요가 아니라 성능 면에서 새로운 궤도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1986년에서 1988년 사이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서는 드라이브가 작다는 것이 다른 특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p.274 표
*다음과 같은 파괴적 기술의 2가지 추가적인 중요한 특징이 꾸준하게 제품 수명주기와 경쟁의 역동성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파괴적 제품을 주류 시장에서 쓸모없도록 만드는 특성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된다. 둘째, 파괴적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더욱 간단하고 저렴하며 신뢰성 있고 편리한 경향이 있다. 경영자들이 파괴적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기 위해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성하려면 이런 특성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파괴적 기술의 구체적인 시장을 미리 알 수 없을 경우에도 경영자들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런 특성을 믿고 따를 수 있다.
1.파괴적 기술에서는 단점이 바로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처음에 기술의 특성과 능력을 당연시하고 이런 특성이 가치가 있거나 수용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거나 창조하려 한다.
~이롸는 대조적으로 파괴적 기술에 무너진 기업들은 기존시장의 욕구를 당연하게 여겼으며, 기술이 주류시장에서 중요하게 여겨질 정도로 우수하다고 느끼기 전에는 그 기술을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따라서 시게이트 마케팅 담당자들은 회사의 초기 3.5인치 드라이브에 대해 "작고 용량이 적은 드라이브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은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채, IBM에 평가를 의뢰했다.
~파괴적 기술을 연구실에 봉쇄시키고 주류시장에 적합할 때까지 그 기술을 숨기는 기업들은 파괴적 기술의 특성을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장을 찾으려는 기업들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
2.파괴적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더욱 간단하고 저렴하다.
성능 과잉공급이 이미 발생해 파괴적 기술이 주류시장의 아랫부분을 공략할 때, 파괴적 기술은 구매계층 면에서 시장의 기능성을 만족시키고, 주류 제품에 비해 더욱 간단하고 저렴하며, 신뢰성 있고 편리하기 때문에 성공한다.
*엘라이릴리와 노보의 상반된 경험은 성능이 시장 수요를 초과하는 제품이 일용품과 같은 가격 책정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경쟁 기반을 재규정하느 파괴적인 제품은 프리미엄 가격을 장악한다는 점을 추가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P.288 표
*이 모델에서는 경쟁이 기능성, 신뢰성, 편리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략1은 업계가 가장 흔하게 추구한 전략으로 존속적 기술의 궤도를 상승시켜 더 높은 층의 시장으로 나아가 결국 더욱 단순하고 편리하며, 비용 면에서 덜 파괴적인 접근법이 등장했을 때 아래층에 있는 고객들을 버리는 방법이다.
전략2는 해당 시장에서 고객의 욕구에 공동보조를 맞추어 경쟁 기반의 연속적인 변화 물결을 따라잡는 방법이다.
~이런 역동성을 다루는 세 번째 전략적 선택은 시장 궤도의 경사를 가파르게 하여 기술이 제공하는 성능 향상을 고객이 요구하게끔 만드는 방법이다. 이런 역동성을 소진시키는 데는 기술 궤도의 경사가 시장 궤도보다 더 가파라야만 가능하다. 두 경사가 평행선을 그릴 때 성능 과잉 공급보다 제품 수명주기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거나 최소 지연된다.
컴퓨터 업계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디스크 드라이브 업체들이 매우 효과적으로 세 번째 전략을 추구했다고 믿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 지배력을 활용해 상당한 양의 디스크 메모리를 장착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차옺할 수 있었고 이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시켰다. 본질적으로 마이크로스프트는 고객이 요구하는 기능성 향상 궤도의 경사를 향상시켜, 기술이 제공하는 향상 경사와 평행선을 그리도록 만들었다.
~중간 규모의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 컴퓨터 분야에서 요구되는 용량의 궤도가 1990년대에 위쪽으로 굽어져 3.5인치와 2.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제공하는 용량 경로와 본질적으로 평행선을 그리며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하길 바란다. 이것 때문에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 시장은 최근에 성능 과잉 공급을 경험하지 않았다. 2.5인치 드라이브는 데스크톱 컴퓨터가 요구하는 성능이 지나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노트북 컴퓨터 시장 내에서 머물고 있다. 같은 이유로 3.5인치 드라이브는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에 굳게 자리 잡고 있으며 1.8인치 드라이브는 노트북 컴퓨터 시장에 거의 침투하지 못했따. 이런 상황에서 시게이트나 IBM과 같이 시장의 최고 지점에 가장 가깝게 포지션을 정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기술 과잉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 하이엔드에서 제품 수명주기 단계 변화가 철저하게 통제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정보로는 정기자동차를 파괴적으로 정하기에 충분치 않다.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어느 날 주류시장에서 경쟁적일 수 있다는 점이 발견돼야 파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간으성을 측정하기 위해 시장에서 요구되는 성능 향상과 전기자동차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성능 향상 궤도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이런 궤도가 평행선을 그린다면 전기자동차가 주류시장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기술이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의 속도보다 빠르게 향상된다면 파괴적 기술이 주는 위협은 실제적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동차 회사 경영자인 나는 환경 친화적인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올바른 일일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가 파괴적 기술이 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주류시장에서는 사용될 수 없다. 전기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의 가치 네트워크에서 주된 관심이 되는 특성과는 반대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리고 기술은 시장의 궤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기자동차가 존속적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심할 것이다. 이것은 파괴적 기술의 또 다른 증후다. 포드의 전기자동차 프로그램 담당자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기자동차는 약 3만 달러에 판매될 것이며 80킬로미터의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해줄 납축전지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 1998년형 전기자동차는 판매가 어려울 것이다. 제품이 주행거리, 비용, 활용성 면에서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기준치와 현재의 성능을 감안할 겨우 1980년에 5.2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를 주류 컴퓨터 제조업체에 판매하는 것만큼 전기자동차를 주류 자동차 시장에 판매하는 일이 어려울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파괴적인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자 전기자동차가 활용될 수 있는 적합하고 독립적인 시장으로 회사를 이끄는 마케팅 전략을 정하는 일이 남았다. 이런 마케팅 전략을 공식화할 때 나는 이 책의 앞부분에서 다뤘던 3가지 연구결과를 적용시킬 것이다.
첫째, 나는 전기자동차가 처음부터 주류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기존 자동차 시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근시안적으로 주류시장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영진이 자원 의존성 원칙과 작은 시장이 큰 기업의 성장 및 수익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원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임무는 전기자동차가 활용될 수 있는 시장을 찾는 것이다. 파괴적 기술 시장의 초기 진입기업은 후발 진입기업체들보다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내 마케팅 접근법의 기반이 되는 두 번째 사항은 누구도 시장조사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초기 시장이 어떨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나는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아는 단 하나의 결과는 그들의 연구결과가 틀릴 것이라는 점이다. 고객들은 내게 전기자동차를 정말로 이용할 것인지, 또는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말해주지 못한다. 우리가 그들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발견할 때, 동시에 그들도 사용법을 발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유일하게 유용한 정보는 시장 탐사, 시험과 탐색, 시행착오, 실제 돈을 지불하는 구매고객에게 실제 제품을 파느 ㄴ일 등을 통해 내가 무엇을 창출할 수 있는가이다.
*세 번째 사항은 내 사업 계획이 미리 착안한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위한 계획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정확한 제품과 완벽한 전략으로 정확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사업이 최초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동안 더 나은 방향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나는 잘못될 때를 위한 계획 못지 않게 실수했을 때 바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애플이 뉴턴에, 휴렛패커드가 키티호크에 한 것처럼 자원이나 조직의 신뢰성 전부를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첫 번째 투자에 소모시킬 수 없다. 나는 두 번재 또는 세 번재 시도에 제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3개의 개념이 내 마케팅 전략의 기반을 구성할 것이다.
*최초의 전기자동차를 설계하도록 연구원들을 지도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다. 이는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문제다. 시장이 없다면 고객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없다. 고객의 욕구를 다루는 제품이 없다면 시장이 있을 수 없다. 그런 공백 상황에서 제품을 어떻게 설계한단 말인가? 다행스럽게도 이 책에서 다룬 원칙들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지침은 제품이 수명주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쟁의 기반이 변하고, 변화 수명주기 자체도 선으의 초과공급 현상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성능의 초과공급 현상은 기술이 제공하는 성능이 시장의 실제 욕구를 초과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성능의 초과 공급은 더욱 단순하고 저렴하며 편리한 기술, 그리고 파괴적인 기술이 진입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경쟁의 첫 번째 단계에서 성공적인 디자인은 단순성과 편리성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 디자인은 이런 특성들이 중요한 가치 판단 기준이 되는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에 배양될 것이다. 이 책에서 연구한 파괴적 기술 각각은 이전 제품에 비해 작고, 단순하며, 편리했다. 각 기술은 단순성과 편리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그 예로는 작고 간단한 디스크 드라이브, 데스크톱 및 휴대용 컴퓨터, 유압식 백호, 일관제철소에 반대되는 철강 미니밀, 인슐린 주입용 주사기에 반대되는 인슐린 주입용 펜 등이 있다.
나는 이런 특성을 지침이 되는 원칙으로 정하고 연구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성에 따라 설계를 진행시키도록 지도할 것이다. 첫째, 전기자동차는 간단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편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것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기 서비스를 활용해 배터리를 빠르게 재충전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 불변의 기술적 목표라는 점을 의미한다.
둘째, 제품의 궁극적인 시장이나 제품이 결국 어떻게 사용될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특성, 기능, 스타일 변화가 신송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이뤄질 수 있는 제품 플랫폼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이 학교에 통학할 때, 친구 집을 방문할 때, 또는 다른 활동을 위해 운전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자동차를 구입해주는 학부모가 전기자동차의 초기 고객이 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우리는 첫 번째 모델이 10대에 적합하고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특성과 스타일을 갖추도록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처음에 이 시장을 목표로 정했지만 초기 콘셉트가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여전히 매우 높다. 따라서 우리는 첫 번째 모델을 신속하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시장에서 피드백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로 잡기 위한 충분한 예산을 남겨둬야 한다.
셋째, 우리는 낮은 가격 지점을 공략해야 한다. 파괴적 기술은 전형적으로 주류시장에서 사용되는 젶무에 비해 소매가격이 저렴하다. 그렇지만 그 기술의 사용 비용은 종종 높았다. 데스크톱 컴퓨터에 디스크 드라이브를 사용하게 된 것은 크기가 작기 때문만이 아니라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가격은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가 공략할 필요가 있는 전체적인 가격 지점에 들어맞았다. 소형 디스크 드라이브의 가격은 더 큰 디스크 드라이브에 비해 항상 높았다.굴착기의 경우에도 기존의 케이블 모델에 비해 초기 유압식 모델이 가격이 낮았다. 그렇지만 시간당 옮길 수 있는 흙의 양을 기준으로 볼 때 전체 비용은 훨씬 높았다.
*어떤 기업들은 이윤이 높은 값비싼 제품을 소량으로 판매해 돈을 번다. 어떤 기업들은 최소 운영비용을 충당할 만큼 아주 적은 이윤을 올리는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돈을 번다. 그리고 어떤 기업들은 이미 판매된 제품들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을 번다. 파괴적 기술은 수익성을 향상시키려는 기존기업의 모델에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종종 유동업체의 모델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따라서 내 전기자동차 프로그램은 전기자동차를 위한 새로운 유통 채널을 모색하거나 창조하려는 필요성을 기본적인 전략적 전제로 두고 있다. 가솔린 자동차를 판매하는 주류 딜러들은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는 파괴적인 전기자동차가 자신들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혁신은 까다로움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그렇기 땜누에 나는 내가 관리하는 프로젝트가 더 높은 성장과 더 큰 수익성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에 제대로 포지션을 정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싶다. 내 프로그램이 그 경로에 있다고 간주될 경우, 불가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내게 협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지 동원할 것이라는 신뢰감을 갖게 된다. 반면 핵심적인 인물들이 내 프로그램에 조직의 성장과 수익성에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하거나 심지어 수익을 잠식시킬 아이디어로 간주할 경우 아무리 간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떠라도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2가지 방식 중 하나로 이 도전에 대응할 것이다. 나는 주류시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파괴적 기술이 수익성이 있다고 확신시키거나(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깨닫도록), 아니면 적절한 비용구조를 갖춘 작은 조직을 창설해 내 프로그램이 성공을 위한 중요한 경로에 위치하고 있다고 믿게 할 것이다. 두 번째 대안이 훨씬 다루기 쉬운 경영상의 도전이다.
*첫째, 시장이 요구하거나 흡수 가능한 발전 속도는 기술이 제공하는 발전 속도와 다를 수 있다. 이 말은 오늘날 고객들에게 파괴적 기술을 사용하여 만든 제품, 언뜻 보기에 유용하지 않아 보이는 제품들이 내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해결해줄지 모른다는 말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는 한 우리는 고객이 현재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 혁신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고객들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존속적인 혁신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경영 패러다임이겠으나 동시에 파괴적 혁신을 처리하는 데 잘못된 데이터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이때는 궤적도가 기업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혁신관리는 자원 배분 프로세스를 그대로 반영한다. 필요한 자금과 인력을 얻는 혁신 제안들은 성공할지 모른다. 공식적이건 아니면 낮은 우선순위를 부여받은 제안들은 자원 부족 때문에 고생할 것이고 성공 가능성도 낮을 것이다. 혁신 관리가 어려운 중요한 이유는 자원 배분 프로세스 관리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자들이 자원 배분 결정을 내리는 것 같을지 모르지만 사실 결정을 실행하는 건 회사의 주류 가치 네트워크 내에서 지혜와 통찰을 얻게 된 직원들의 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직원들은 기업이 수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한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직원들은 그러한 지식과 통찰을 계속해서 실행하고 연습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다른 대안들이 사라졌거나 제거됐을 때까지 경영자들은 갖고 있는 자원을 파괴적 기술 추구에 집중하게 만드는 게 아주 어렵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셋째, 모든 혁신 문제에 자원 할당 문제가 관련되어 있듯이 기술에 시장을 맞추는 것은 또 달느 문제다. 성공한 기업들은 시장에 존속적인 기술의 혜택을 선사하는 데 실질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고객들애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좋게 만들어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이것은 존속적인 혁신을 다루는 데 아주 중요한 능력이겠으나 파괴적인 기술을 다룰 때는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대부분의 성공 기업이 그러려고 하는 것처럼 어떤 기업이 현재 주류 소비자들에게 맞추기 위해서 파괴적 기술을 확장하거나 강요할 경우 디스크 드라이브와 굴착기, 전기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이 사업 역시 실패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접근법은 현재 파괴적 기술이 가진 특성들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신규 시장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파괴적 기술은 기술적 도전이 아닌 마케팅적 도전으로 간주해야 한다.
*다섯 번째, 파괴적 기술에 직면해서 대규모로 결정적인 투자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그냥 존재하지 않을 때가 많다. 정보는 무경험 상태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시장과 제품에 진출함으로써 창조되어야 한다. 이 때 제품의 특성이나 시장의 파괴적 기술 적용과 관련된 어떤 특정한 생각이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나면서 생기는 위험이 아주 크다. 따라서 실패와 쌍방향 학습은 파괴적 기술을 갖고 성공을 모색할 때 늘 나타나는 결과다. 존속적 혁신으 하면서 실패를 해서도 안 되고 실패할 수도 없는 성공 조직들은 파괴적 혁신에서도 동시에 실패하는 걸 참아내기가 어렵다.
파괴적 기술과 관련된 생각의 사망률이 높지만 파괴적 기술에 필요한 신규 시장을 창조하는 전반적인 사업이 반드시 아주 위험이 큰 것만은 아니다. 처음 가졌던 생각에 목숨을 걸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가 실패해도 빨리 뱅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가진 경영자들은 파괴적 혁신을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고객과 시장과 기술에 대한 이해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가 있다.
여섯 번째, 항상 리더가 되거나 항상 추종자가 되기 위해서 포괄적인 기술 전략을 채택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다. 기업들은 파괴적 기술이나 존속적 기술 중 어떤 걸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각기 명확히 구분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파괴적 혁신은 선도업체에 이점이 될 수 있다. 리더가 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존속적 기술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지속적으로 점진적인 개발을 통해서 기존의 기술 성능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는 기업들은 업계를 선도하는 대규모의 기술적 도약을 모색하는 전략을 취하는 기업들만큼 아주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아마도 진입 기업들이 파괴적 기술에 맞는 신생시장을 세울 때 그들을 보호해주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그들이 타당해 보이지 않는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기존기업들의 시각이다. 많은 성공기업들은 강력한 기술력, 브랜드 이름, 제조 솜씨, 경영 경험, 유통망, 풍부한 현금에도 그들의 수익 모델에 어울리지 않는 일들을 하는 데 정말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파괴적 기술은 투자가 가장 중요한 몇 년 동안에는 좀처럼 타당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의 경영진이 갖고 있던 인습적인 지혜는 경영자들과 투자자들이 기댈 수 있는 진입과 이동성 장벽 역할을 한다. 이것은 강력하면서도 영향력이 큰 장벽이다.
*11.이와 마찬가지로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업들은 기술의 성능을 향상시킬 새로운 돌파구가 생겨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특성들의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찾아내야 한다. 경영자로서 여러분은 기술 내지는 아이디어가 더 개발이 필요할 때가 언제인지, 그리고 그것을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추구할 때가 언제인지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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